“이제는 이민교회가 미국 주류사회에 진출해 미국교회와 미국 사회를 섬겨야 합니다. 저도 현지에서 사역하는 교계 지도자들과 협력해 젊은 이민자 리더들을 키우는 데 협조하겠습니다.”
백인이 지배해 온 미국 내 주류 신학대에서 지난 9일 최초로 한국계 총장으로 취임한 조엘 김(한국명 김은일·45) 미국 캘리포니아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총장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의 한인 이민교회가 앞장서서 미국과 세계의 복음화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이민교회에서 많은 은혜를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미국 내 이민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한국인 이민자의 도움으로 한인 동포들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며 “이민자 리더들이 주류사회로 진출하게 되면 인종차별로 고통을 겪는 미국 사회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서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한인 유학생들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유학생들의 강점은 현지인들이 보고 놀랄 정도로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이라며 “미국 학생들은 공부와 일을 병행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공부와 교회 사역을 병행한다는 특징도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개혁교회는 교회와 교단이 조직적이고 신학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며 “유학생들이 미국교회를 방문해 미국교회의 장점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미국 정·교계 동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미국의 교회 교단 신학교도 많은 변화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이런 때야말로 먼저 말씀 중심으로 그리스도의 복음을 두려움 없이 외치는 목회자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울과 같이 시대를 제대로 파악하고 해석할 수 있는 목회자와 하나님의 힘만을 의지하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교회와 세상을 섬기는 목회자를 양육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정치와 교회, 신학은 하나가 될 수 없다”며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교회의 사명은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말씀 중심으로 선지자 역할을 지속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웨스트민스터신학교의 비전으로는 ‘글로벌 시대를 책임지는 신학교’ ‘만방에 개혁신학을 전하는 신학교’ ‘급변하는 현실 속에 필요한 목회자들을 배출하는 신학교’를 들었다.
조엘 김 총장 이력
1982년 목회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UCLA(캘리포니아주립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를 졸업한 후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목회학을 전공하고 칼빈신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칼빈신학교 등에서 강의하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쳤다. LA 세계로장로교회, 풀러턴 뉴라이프교회 등에서 부목사로 시무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총장으로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 총회장 박삼열(인천 송월교회) 목사의 조카로 한국교회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