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인터뷰  >  일반

김선아 “재밌게 살려는데… 시한부 사랑, 어려운 캐릭터였죠”



절절한 멜로·달콤한 로맨스 일상 속 코미디까지 완벽 소화
“재밌게 살자는 게 삶의 원칙”


김선아(사진)는 어떤 배우일까.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JTBC·2017) ‘복면검사’(KBS·2015) 영화 ‘더 파이브’(2013) 등 최근 작품 이력을 보면 스릴러에 특화된 배우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하지만 김선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로맨틱 코미디다.

김선아는 최근 종영한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SBS)를 통해 절절한 멜로, 달콤한 로맨스, 일상 속 코미디까지 모두를 소화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40대 이혼녀로 시한부 남자를 사랑하게 된 안순진 역을 맡아 ‘김선아’이기 때문에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를 펼쳐냈다. 김선아를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나 못다 한 이야기를 들었다.

“저에겐 가장 어려운 캐릭터였어요. 순진도 상대역 무한(감우성)도 감정이나 상황을 폭발시키지 않아요. 두 사람이 많은 대화를 주고받지만 직접적으로 필요한 말을 하진 않아요. 한 단계 건너뛰어서 참고, 보듬고, 안아줘요. 그런 감정을 표현해야 하니까 어려웠어요. 그런데 이게 ‘어른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한 생애’가 또 다른 ‘한 생애’를 안고 가는 거죠.”

김선아는 이 드라마에서 섬세하고 절제된 감정 표현을 많이 해야 했다. 곳곳에 코미디가 배치돼 있어서 긴장을 풀어줬지만 극의 후반부를 지배한 감정은 ‘먹먹함’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직설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다. 두 사람이 함께 읽는 시(詩)가 서로의 마음을 대신해 주기도 했다.

“드라마에 나온 시나 대사를 제가 다 적어놨어요. 대본을 사진으로 찍지 않고 직접요. 다른 사람 대사도 너무 좋아서 대사를 읽고 생각하는 재미가 상당했어요.”

많은 시가 좋았지만 마지막회에서 두 사람이 함께 읽는 시 ‘상가에서’(이희중)도 인상적이었단다. 김선아는 “어떻게 이런 시를 찾아서 넣었나 싶게 정말 좋았다”며 인터뷰 중 시의 한 대목을 다시 읊었다. “오래오래 살아서/ 내가 그들 곁에 있다는 사실이/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고/ 그보다 더 오래오래 살아서/ 내게도 그들이 지긋지긋한 존재가 될 때까지/ 더 견뎌야 한다/ 그래야 순순히 작별할 수 있다”

2012년 ‘아이두 아이두’(MBC) 이후 6년 만의 멜로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몇 년 동안 주로 어두운 작품을 해서 스스로 너무 가라앉게 되더라고요. 밝은 게 하고 싶었는데 ‘키스 먼저 할까요’라는 제목만 보고도 마음에 들었죠. 이렇게 많이 울 줄은 모르고….(웃음)”

배우 경력 20년을 넘긴 베테랑인데 김선아는 여전히 ‘배우고 있다’. “제가 모든 삶을 살아본 게 아니니까 연기 선생님과 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배우고 있어요. 발성도 그렇고 저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해서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작품이 끝났으니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선아는 “하루하루 재밌게 살자는 게 삶의 원칙이라면 원칙이다. 그렇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표현들도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