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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만 몰랐던, 별이 된 4인조 부산밴드 ‘세이수미’

세이수미의 노래 중에는 가사가 영어인 경우가 많다. 팀에서 보컬과 기타를 맡는 최수미는 "한국어로 노랫말을 쓰면 왠지 좀 부끄러워서 영어 가사를 자주 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세이수미 멤버 최수미 김병규 김창원 하재영(왼쪽부터). 일렉트릭뮤즈 제공


“화려함요? 그런 것 부담백배 누구나 공감하는 ‘정서’ 담아
20년 후에도 함께하는 게 꿈… 서울요? 그냥 부산서 할래요”
엘턴 존 “끝내 준다” 공개 극찬… 美 빌보드·英 BBC 등도 호평
단숨에 세계 음악팬 사로잡아 국내선 히트곡 하나 없는 무명… 2013년 결성, 英 음반사와 계약


이 팀은 요즘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해외 유수의 매체가 잇달아 이 밴드의 음악을 추켜세웠다. 한국에선 히트곡 하나 없는 무명의 팀이지만 해외에서는 K팝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주인공은 김병규(32·기타) 하재영(32·베이스) 최수미(29·보컬 및 기타) 김창원(25·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 ‘세이수미’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음악 매체 빌보드, 까칠한 평가로 유명한 미국 음악 웹진 피치포크 등이 이들의 음악에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영국 팝스타 엘턴 존도 가세해 세이수미를 격찬했다. 그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끝내주는 팀이다.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인 페이스트매거진의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2018년 현재까지 최고의 인디팝 앨범은 브루클린도, 글래스고도, 멜버른도 아닌 한국의 부산에서 나왔다.”

세이수미의 어떤 매력이 세계의 음악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일까. 최근 세이수미 멤버들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멤버들을 직접 만나지 못한 건 이들이 현재 유럽 투어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17일 유럽으로 떠난 세이수미는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서 공연을 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5월에도 영국 각지를 도는 투어를 벌였었다.

“지난해 공연장에서 저희 음악을 처음 접한 분들이 올해엔 팬이 돼 콘서트장을 찾고 있습니다. 저희 모습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오신 분도 많아요. 정말 기쁩니다.”(김병규)

“런던에서 공연할 때였어요. 한 관객이 휴지 한 장을 건네주더군요. 거기엔 서툰 한국어로 ‘런던에 다시 와줘서 고맙다’는 글이 쓰여 있었어요. 감동적이었죠.”(최수미)

세이수미는 2013년 부산에서 결성됐다. 이들의 연습실이 있는 곳은 부산 광안리의 한 건물. 이들은 이듬해 10월 첫 음반을 발표했는데, 항상 바다를 보면서 곡을 만들고 호흡을 맞춰서인지 음악에선 따뜻한 햇살과 포근한 바다의 이미지가 묻어났다.

세이수미는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5년엔 미니음반을 발표했다. 지난해엔 영국 음반사 댐나블리(Damnably)와 계약을 맺었다. 최근 출시된 2집은 이 회사에서 나왔다.

“저희는 화려한 연주를 선보이는 팀이 아니에요. 그럼에도 관심을 끄는 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멜로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 덕분인 것 같아요.”(하재영)

“1집보다는 사운드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 더 신경을 쓰면서 2집을 만들었어요. 신보를 듣는 분들은 전작보다 훨씬 풍성해진 ‘정서’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김창원)

지방에서 결성된 밴드들은 얼마간 명성이 쌓이면 서울로 상경해 활동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였다. 하지만 세이수미는 이제껏 그랬듯 앞으로도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하재영은 “서울에 거점을 두고 활동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세이수미 멤버들이 꿈꾸는 자신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최수미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앞으로 어떻게 되고 싶다는 구체적인 꿈을 밝히긴 이른 단계인 거 같아요. 이제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팀이기 때문이죠.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지금처럼 멤버들과 무대에 올라 노래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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