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직접 서로를 만나는 데 모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월 아베 총리가 직접 평양을 방문하거나 9월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도 좋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면 경제 제재는 풀리겠지만 본격적인 경제 지원을 받고 싶다면 일본과 협의해야 한다”면서 “아베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지원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설명을 듣고 김 위원장이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도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14일 납북 피해자 가족을 초청해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마주해 납치 문제를 해결해나갈 결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북·일 정상회담은 납치 문제가 진전되는 회담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간 아베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자체에 부정적이었다.

NHK방송에 따르면 양국 당국자는 이날 몽골 ‘울란바토르 대화’에서 비공식 만남을 가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8월 평양을 방문하는 안과 9월 동방경제포럼을 이용해 회담하는 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 비용 지원에 이어 인도적 지원(쌀·의료품 등)에 나선 뒤 경제 협력을 본격화하는 3단계 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