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검은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이 노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 원내대표에게 이 돈을 건넨 혐의로 김씨의 최측근 도모 변호사를 17일 긴급체포했다. 도 변호사는 김씨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도 변호사에게 돈을 받은 정치인을 소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제 어떻게 소환할지 말하기 어렵지만 조사할 필요성이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해당 정치인은 노 원내대표를 뜻한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시5분 특검 조사를 받고 있던 도 변호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위조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특검 수사 개시 21일 만에 나온 첫 신병 확보 조치다. 도 변호사는 2016년 김씨와 공모해 노 원내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이 사실이 알려져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의 수사선상에 올랐을 때 4190만원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로부터 급히 모금해 노 원내대표 측으로부터 돌려받은 것처럼 꾸민 혐의도 있다. 당시 김씨 등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도 변호사는 무혐의를 받으려고 관련 서류를 위조해 검찰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노 원내대표 측은 “사실무근이다. 돈이 전달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노 원내대표와 도 변호사는 경기고 동기 동창이다. 특검은 18일 도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또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 한모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압수수색하며 여권 핵심을 향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씨는 지난해 9월 김씨 측에서 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월 한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했다. 한편 검·경의 부실수사 정황이 드러나고 있지만 특검팀은 이에 대한 수사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