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절영지회의 은혜



“나도 죄인입니다.” 한 사제가 죄지은 형제를 교회에서 내치려하자 교부 베사리온이 그와 같이 나가며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옳습니다. 우리는 다 실수와 허물 많은 죄인일 뿐입니다. 서로가 허물을 덮어주고 용서하며 살아야 바른 관계, 복된 인생이 되는 것이지요.

초나라 때 장왕이라는 군주가 있었습니다. 그가 연회를 즐기는데 그만 바람에 등불이 꺼지고 말았지요. 그때 한 신하가 왕후를 끌어안으려 했습니다. 왕후는 그 무례한 자의 관끈을 잡아끊고 왕에게 조사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왕은 도리어 모든 신하의 관끈을 끊게 한 후 불을 켜 잔치를 계속 즐기게 했습니다. 그래서 절영지회(絶纓之會), 곧 관끈을 끊고 즐긴 연회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훗날 초나라가 타국의 공격을 받게 되자 한 장군이 목숨을 걸고 싸워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그가 그 연회에서 목숨을 건진 당교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장왕이 내리는 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말했다고 합니다.

“나는 죽었어야 할 죄인이다. 왕께서 그날 죽이지 않았기에 은혜를 갚고자 했을 뿐이다.”

우리 역시 죽어야 할 죄인인데, 예수께서 친히 나 대신 십자가에 죽어 모든 죄를 사하고 용서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 은혜로 인해 다른 이의 허물과 죄를 덮어주고 용서해야 하지 않을까요. “죄는 미워하되 죄지은 사람은 사랑하라.”(성 아우구스티누스)

김석년 목사(서울 서초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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