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투신 사망으로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 혐의 수사는 물론 정치인을 겨냥한 수사 전반에 특검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특검팀은 노 의원 측에 돈을 전달한 ‘드루킹’ 일당을 향한 수사는 계속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의원이 금전을 미끼로 협박을 받은 것은 아닌지 등도 규명할 방침이다. 특검 수사를 촉발시킨 드루킹 일당의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 의혹 등에 관한 수사에도 다시 화력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23일 노 의원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수사 방향 재설정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도모 변호사를 이날 소환조사하려던 계획도 일단 취소했다.
특검팀은 노 의원 관련 수사 향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통상 피의자가 사망한 경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된다. 노 의원을 향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수사는 사실상 중단되는 셈이다. 특검팀은 그러나 도 변호사 등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 관련 수사는 계속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히려 드루킹 일당이 정치자금을 매개로 노 의원 측 발목을 잡거나 대가를 요구한 의혹을 적극적으로 진상규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허 특검은) 철저한 진상규명이 고인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드루킹 의혹 관련 부분들이 더 심도 깊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30여일 남은 특검 수사는 드루킹 일당이 여권 인사를 통해 시도하려던 인사 청탁 의혹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한모(49)씨를 소환조사했다. 지난 19일에 이어 두 번째다. 한씨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에게서 5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당시 도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 달라는 인사 청탁이 실패한 후 드루킹과 한씨가 말다툼한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을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5일로 예정됐던 네이버 댓글 순위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의 1심 선고는 특검의 추가 기소로 연기됐다. 김씨에 대한 1심 재판은 추가 기소된 사건과 병합해 서울중앙지법 합의부에서 심리할 가능성이 크다. 특검은 당분간 김씨가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특검 향후 수사는 어떻게… 정치자금 수사 차질 불가피
입력 : 2018-07-23 05:4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