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내가 간다] 세계 2위 전웅태, 긍정의 힘으로 무장한 근대5종의 강자

전웅태가 지난 5월 헝가리 케치케메트에서 열린 근대5종월드컵 3차대회에서 남자 개인 금메달을 차지한 뒤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대한근대5종연맹 제공


펜싱 승마 수영과 복합경기(사격+육상)로 이뤄진 근대5종은 5개 종목을 하루에 모두 치러 최고득점자를 가린다. 한국은 지난 6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 월드컵에서 남자 개인 부문 금메달과 은메달을 싹쓸이한 강국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근대5종 세계랭킹 2위 전웅태(23)가 금메달을 노린다.

전웅태는 1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새벽 6시부터 한 종목당 한 시간 반씩 나눠 훈련을 한다”며 “정식 훈련 뒤에는 개인 훈련까지 해야 하니 하루 종일 휴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5개 종목 모두를 좋아하지 않으면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웅태는 초등학생 때 수영선수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수영에서 빼어난 성적을 내진 못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6학년 때 그의 육상 기록을 본 체육부 담당자로부터 근대5종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전웅태는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로 근대5종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전웅태는 근대5종 입문 당시 바람대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그는 악재에서도 호재를 찾는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힘든 일이 있었냐는 질문에 “운동하면서 좋은 일들만 있었다. 힘든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고교 시절 말에서 떨어져 팔이 골절돼 4개월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오히려 선배들의 경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큰 공부가 됐다”고 말할 정도다. 긍정적인 성격은 여러 종목으로 구성된 근대5종에서 적잖은 도움이 된다. 한 종목이 잘 안 풀린다고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다른 종목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웅태는 자신이 가다듬을 종목으로 펜싱과 승마를 들었다. 그는 “근대5종의 승마는 개인마가 없고 주최 측에서 주는 말을 타야한다. 빠른 적응력이 중요한데 아직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또 펜싱에서 상대 베테랑들에게 수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신 있는 종목으로는 복합 경기를 꼽았다. 전웅태는 “복합 경기에서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근대5종 남자 대표로 함께 나서는 이지훈(23)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전웅태는 “지훈이는 중학생 때부터 각종 대회에서 나와 선의의 경쟁을 해온 선수”라며 “성격도 실력도 정말 좋은 선수다. 배울 점이 많다”고 칭찬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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