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레슬링 시간·스코어 표시기 고장, 배영 시상대 태극기 좌우 뒤집히기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개막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다. 시작 전부터 경기 조 편성 등 대회운영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다 경기장 관리 등에서도 잇단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개막 전 남자축구 조 편성만 세 차례나 해 참가국들의 질타를 받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와 관련 종목 협회의 일처리는 개막 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농구 3×3 대표팀은 20일 국제농구연맹(FIBA)으로부터 출전 팀이 바뀌며 조가 새로 편성됐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남자 대표팀은 당초 대만, 몽골, 키르기스스탄, 방글라데시와 B조에 속해 22일부터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조정에 따라 대만과 방글라데시 대신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와 한 조가 됐다.
여자 대표팀의 경우 한술 더 떠 아예 상대팀이 모두 바뀌었다.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시리아와 같은 조였던 한국은 이란, 카자흐스탄, 네팔과 함께 C조에 포함됐다. 경기 일정도 하루 앞당겨져 21일 카자흐스탄과 첫 경기를 치른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상대 전력을 분석하고 그에 맞게 준비한 전술이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시설 고장도 빈발하고 있다.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 펜싱 플뢰레 예선 경기 도중 조명이 갑작스레 꺼졌다. 한국의 남현희와 전희숙이 출전 준비 중이었지만 20분가량 시합에 나서지 못했다. 전날에는 남자 레슬링 자유형 57㎏급 경기에서 시간과 스코어를 표시하는 디지털시계가 멈춰 시합이 지연됐다.
선수들이 자랑스러워 해야 할 시상대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남자 수영 배영 100m 시상식에서 이주호는 환한 웃음을 띠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주최 측 실수로 시상대의 태극기가 좌우로 뒤집혀 걸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남자 수영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는 국기게양대가 무너지며 금(중국)·은(일본)·동(중국)메달 자리에 걸려있던 오성홍기와 일장기가 모두 떨어졌다. 관객들의 야유가 이어졌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