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수영 첫 4관왕의 주인공은 중국의 쑨양도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올해 18세로 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한 일본 수영 기대주 이케에 리카코였다.
이케에는 21일 열린 여자 접영 100m에서 대회 신기록인 56초30을 기록하며 대회 4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곧 이어 열린 여자 계영 800m에선 두 번째 주자로 나와 팀의 은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전날엔 여자 접영 50m,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 2개를 보탰다. 여자 접영 50m 시상식 직후 자유형 100m 경기에 나서 연거푸 대회 신기록을 수립했다. 19일 여자 계영 400m에서의 금메달까지 합쳐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를 기록 중이다.
이케에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지만 일본 수영이 자랑하는 기대주다. 3세 때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이케에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 10월 여자 접영 100m에서 일본 국내 기록을 갈아치우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교 1학년 때인 2016년에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로 선발돼 일본사상 최다인 7개 종목에 출전했다.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이른 나이에 국제무대를 경험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이케에는 여자 선수로는 큰 키인 170㎝에, 양팔을 벌린 길이가 184㎝로 탁월한 신체 조건을 갖고 있다. 수영에 대한 감각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는 21일 일본 대표팀 코치의 말을 인용해 “자유형 센스가 매우 좋은 선수”라며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것이 좋은 기록을 내는 비결”이라고 보도했다.
이케에는 이번 대회에선 모두 8개 종목에 출전한다. 이케에는 지난 15일 출국 전 인터뷰에서 “나가는 종목에서는 모두 우승하고 싶다. 잘 해서 최우수선수(MVP)도 되고 싶다”고 밝혔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970·74년 아시안게임 수영에서 5관왕에 오른 니시가와 요시미의 기록을 깰 가능성도 있다.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은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7관왕에 오른 북한 사격 ‘전설’ 서길산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