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보다 높았던 AG 벽… 진종오 ‘金’ 무산

진종오가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레인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5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사진은 진종오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남자 50m 공기권총 결선에 출전한 모습. 국민일보DB


‘사격의 신’에게는 올림픽보다 아시안게임의 벽이 높았을까. 진종오(39)가 비원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말해온 그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진종오는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슈팅레인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78.4점을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3개 대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올림픽뿐만 아니라 월드컵 파이널,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 지난 15년 동안 사격에 관련된 모든 주요 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런데 그의 통산 성적에 올리지 못한 기록이 있다. 바로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다.

진종오는 대회 출전에 앞서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운하게도 이번 대회부터 진종오에게 수많은 메달을 안긴 주종목 50m 공기권총 경기가 폐지됐다. 때문에 오늘 경기가 중요했다.

같은 날 진행된 예선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584점을 기록하며 1위 사우라브 차다리(인도·586점)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올랐다. 10m 공기권총 경기는 예선에서 60발을 쏜다. 진종오는 첫 10발을 쏴 98점을 기록했다. 이후로 40발에서 387점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다가 마지막 10발은 99점을 쏘며 감각을 올렸다.

하지만 결선에서 악재가 생겼다. 본 경기에 앞서 쏘는 시험 사격의 마지막 사격 결과가 선수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모니터를 고치고 무제한 시험 사격을 허용해야한다. 하지만 대회 주최 측은 장비 점검도 하지 않았고, 시험 사격도 한발만 허가했다. 미숙한 운영에 심리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영향 탓인지 결선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첫 5발에서 49.6점을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다행히 5발을 더 쏴 99.6점의 좋은 성적으로 3위로 뛰어오르며 첫 10발 사격을 마쳤다.

이후 진종오는 선전하며 2위까지 순위가 뛰어올랐다. 하지만 다시 영점이 불안해졌다. 5위가 되면 탈락하는 3시리즈에서 4위로 밀려나 중국의 우지아유와 동률을 이뤄 탈락자를 가리기 위해 한 발을 쏘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슛오프에서 우지아유가 9.8점을 쏜 반면 진종오는 9.6점을 기록하면서 진종오는 결선에서 탈락했다.

진종오는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정도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10m 공기권총 경기에만 나선 터라 이대로 대회를 마치게 됐다. 결국 진종오는 아쉬움을 안은 채 2020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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