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여왕 나아름, 2연속 금빛 페달

나아름이 22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수방 일대 도로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사이클 개인도로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팔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한국 사이클의 ‘여제’ 나아름(28)이 인도네시아의 도로를 누구보다도 빠르게 가로지르며 한국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사이클 금메달을 차지했다.

나아름은 22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수방 일대 도로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사이클 개인도로 경기에서 104.4㎞ 구간을 2시간 55분 47초의 기록으로 통과하며 12개국 21명의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달했다.

사이클에서 개인도로는 육상의 마라톤과 같다. 모든 레이스 참가자가 일시에 출발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국제대회 개인도로 경기가 100㎞를 넘는다. 침착한 경기 운영과 강한 심폐기능이 필수적이다. 나아름은 2016년과 2017년에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도로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다.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 그룹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던 나아름은 마지막 4.7㎞를 남긴 오르막길에서 단독으로 치고 나갔다. 한번 앞서 나간 이후 누구에게도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승선을 통과한 시간이 2위 그룹과 1분 20초나 차이가 났을 만큼 압도적인 질주였다.

나아름은 20세의 나이에 이미 산전수전을 겪은 선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포인트레이스 결승에서 2위로 달리던 중 앞선 선수와 부딪혀 낙차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조금만 더 하면 되겠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당한 사고라 아쉬움이 컸다. 낙차 사고 여파로 장기인 개인도로 경기에서도 6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절치부심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도로독주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도로독주는 일정 간격을 두고 선수들이 출발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우승하는 종목이다.

이날 우승으로 나아름은 아시안게임 두 대회 연속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나아름의 금빛 레이스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나아름은 24일 도로독주 경기에 나서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2연패의 강력한 도전자도 한국 선수다. 이날 8위로 레이스를 마친 이주미(29)는 2018 도로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도로독주 우승을 거머쥔 실력자다. 이주미는 이날 레이스 초중반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다른 나라 선수들을 견제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승 뒤 나아름은 “주미 언니와 감독님, 지도자들과 동료가 다 같이 만든 금메달”이라며 “숙소에 갈 때 언니를 업고 가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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