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휩쓸고 간 태풍 ‘솔릭’이 서해안을 지나 내륙에 상륙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이 지나간 제주도에서는 1명이 실종되고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이어졌다. 23일 전국적으로 4000곳이 넘는 학교가 단축수업이나 휴업을 했다. 24일에는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가 휴교에 들어간다. 일부 기업에서는 태풍을 피해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이날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제주시 한경·조천·구좌지역 및 서귀포시 안덕·대정·표선·중문지역 1만2012가구가 정전으로 인해 불편을 겪었다. 제주제일중학교 학교 지붕이 떨어져 나가고 표선중학교 급식실 강화유리가 깨지는 등 제주도내 17개 학교에서 침수와 파손 피해가 발생했다.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공사장에서 보강시설물 90t가량이 높은 파도에 유실됐고, 제주시 노형로터리∼삼성서비스센터 구간에서는 100m에 이르는 중앙분리대가 쓰러졌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도 가로수와 가로등이 쓰러지는가 하면 강풍에 떠밀려 보트와 양식장 관리선이 바다에 표류하는 사고도 이어졌다. 전남에선 나무 쓰러짐, 간판 낙하, 지붕 뜯김 등 총 51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도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은 이틀째 완전히 막혔다. 출발편 결항으로 4만5000여명의 관광객이 제주에서 발이 묶였다. 이날 제주를 비롯해 김포·김해 등 전국 공항에서 총 963편의 여객기가 결항됐다. 목포, 인천, 제주 등 전국 97개 항로 165척의 여객선 운행도 전면 통제됐다.
이날 제주와 전남의 모든 학교가 이날 휴업을 했고, 전북·경남·충북·인천 등에서도 단축 수업이나 휴업이 실시됐다.
서울·인천·강원·충북교육청은 대책회의를 열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에 24일 휴업을 명령하고 고등학교에는 휴업을 권고하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이튿날 휴업하겠다고 보고한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등학교는 12개 시·도에서 7800여곳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도 24일 어린이집 등원 자제를 권고하는 공문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냈다.
각 지자체는 축제나 행사 등 이날 예정된 일정을 일제히 취소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경남도 5257명, 강원도 1950명 등 전국 지자체 공무원 2만여명이 비상근무에 투입됐다.
주요 대기업들도 사업장을 중심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제히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강풍과 폭우에 대비해 주요 시설을 점검, 정비하는 한편 일부 기업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나 조기퇴근을 권유했다. 한화케미칼은 임신 중이거나 육아 중인 여직원들에 대해 이날과 24일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으며, 네이버랩스는 이날 오후 3시까지 근무하고 다음 날은 임시 휴무일로 지정했다. 김남중 기자,
제주·무안=주미령 김영균 기자 전국종합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