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종반을 향하면서 한국의 6회 연속 종합 2위 목표 달성 실패도 굳어지고 있다.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으로 금메달 개수가 50개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폐막을 5일 앞둔 28일(오후 5시 기준) 금메달 31개, 은메달 37개, 동메달 44개로 일본(금메달 43개, 은메달 37개, 동메달 57개)에 이어 종합 3위를 달리고 있다. 대회 초반 일본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후 대회가 반환점을 돈 이후에도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대회를 2위로 마칠 가능성은 없다. 한국은 남은 기간 정구, 유도 등에서 다수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정구에 걸린 금메달 7개를 독식했고, 유도에서도 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가 진행 중인 야구, 축구, 핸드볼, 농구, 배구 등에서의 금메달 추가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일본 역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6개의 금메달을 가져간 유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육상 종목 등도 남아있어 순위를 뒤집기는 어렵다.
종합 2위 수성 실패에 더해 1986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유지해왔던 금메달 50개 이상 확보 역시 쉽지 않게 됐다. 한국은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8개를 딴 후 한 번도 금메달 개수가 50개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대한체육회는 부진이 거듭되자 대회 전 세웠던 ‘금메달 65개 이상’ 목표를 대폭 낮춰 50개 안팎의 금메달을 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당초 목표가 빗나간 것은 기초 종목의 부진이 여전한 상황에서 믿었던 종목마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역대 대회에서 메달 비중이 높은 수영, 육상에서 중국, 일본에 크게 뒤졌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고교 수영 천재 이케에 리카코(6관왕)를 앞세운 일본이 수영 경영 종목에서 19개의 금메달을 쓸어가면서 종합 2위 달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은 경영에서만 인천아시안게임(12개) 때보다 7개나 많은 금메달을 확보했다. 반면 한국은 수영에서 김서영이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유일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개 대회 연속 수영 ‘노 골드’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기초 종목의 부진을 메워온 효자종목 태권도, 양궁 등에선 목표를 밑돌았다. 9∼10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태권도에서 5개의 금메달만 딴 것을 비롯해 양궁에서도 목표로 했던 7개 중 4개의 금메달을 가져오는데 그쳤다. 부진과 함께 한국이 강세인 종목의 금메달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볼링의 경우 지난 대회에선 12개의 금메달 중 한국이 7개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금메달 숫자가 6개로 줄었고, 한국은 그중 2개밖에 얻지 못했다. 일본 역시 레슬링에서 부진했으나 승마, 배드민턴, 양궁 등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한국에 크게 앞섰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