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을 하고도 결코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대만전에서 충격패를 당했던 한국 야구 대표팀이 이번에는 약체 홍콩전에서 홈런을 맞고 투수를 5명이나 투입하는 등 졸전을 벌였다.
한국 대표팀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조별예선 홍콩과의 경기에서 21대 3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은 1회초 선취점을 냈으나 2회말 선발 임찬규가 내야안타를 맞고 1-1 동점이 됐다.
한국은 4회까지 4점을 추가해 5-1로 달아났다가 4회말 홍콩의 4번 타자 홀리데이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는 등 시소게임을 벌였다. 프로투수에게서 홈런을 빼앗은 홍콩 덕아웃은 축제분위기였다. 임찬규는 4회를 마치고 이용찬으로 교체됐다.
한국은 5회 15점차, 7회 10점차라는 콜드게임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11-3으로 앞선 상태에서 9회초 마지막 공격에 돌입했다. 한국은 황재균의 만루홈런과 이재원의 투런홈런, 이정후와 박병호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10득점하며 뒤늦게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야구 저변이 넓지 않은 홍콩 선수들은 한국의 중학교 팀 수준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한국은 홍콩과 아시안게임에서 두 번 만났는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15-0 6회 콜드게임,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12-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홍콩전에서 처음 정규이닝 내내 경기한데다 첫 피홈런, 첫 실점을 기록했다. 투수도 임찬규 이용찬에 이어 장필준 함덕주 박치국까지 5명이 등판하면서 향후 일본 및 중국전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앞서 대만은 홍콩을 맞아 16대 1로 5회 콜드게임 승을 거둔 바 있다.
한국은 2승 1패로 조별예선을 마무리하며 조 2위로 슈퍼라운드 진출을 확정짓게 됐다. 한국은 30일 오후 2시(한국시간) A조 1위 일본과 슈퍼라운드 1차전을 치른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잘 안되니 분해하는 모습이 많다”며 “일본전은 당연히 이겨야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