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유도 간판 안바울(남양주시청)과 정보경(안산시청)이 종주국 유도를 꺾고 동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치며 눈물을 삼켰던 두 선수는 결승에서 일본 선수를 업어치기로 돌려 세웠다. 유도와 함께 또다른 메달밭인 정구와 사이클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하며 한국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안바울은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66㎏급 결승에서 일본의 마루야마 죠시로에 깔끔한 업어치기 한판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전 안바울이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꼽은 마루야마였지만 결승전은 다소 싱거웠다. 안바울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마루야마를 몰아붙여 50초 만에 업어치기 한판으로 눌렀다. 하지만 싱거운 한판 뒤에는 손톱이 여러 번 빠질 정도로 고통스러운 인고의 시간이 있었다. 특히 주특기인 왼쪽 업어치기 외에 오른쪽 업어치기를 연마한 것이 주효했다. 안바울은 경기 후 “이 선수를 대비해 반대쪽 업어치기를 많이 연습했다”며 “연습했던 게 그대로 나와서 기분이 좋고 멋있게 한판으로 넘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여자 48㎏급 결승은 정보경의 투혼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정보경은 결승에서 곤도를 맞아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유효 포인트를 얻진 못했다. 4분의 경기 시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선수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정보경은 연장 초반 곤도에게 팔가로누워꺾기 기술을 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됐지만 정보경은 바닥을 치는 대신 고통을 견뎠다. 심판의 ‘그쳐’가 선언된 뒤 이어진 경기에서 정보경은 꺾였던 왼팔로 곤도를 메쳤다. 심판의 절반 판정이 이어졌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유도 연장전은 먼저 포인트를 내는 쪽이 이기는 ‘골든스코어’로 진행된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리우올림픽 결승에서 안타깝게 패한 경험이 있다. 안바울은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도 결승에서 파비오 바실(이탈리아)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정보경도 결승에서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게 절반패를 당하며 눈물을 보였다.
아시안게임 효자종목 정구에선 김진웅(수원시청)이 첫 번째 ‘금빛 스매싱’을 날렸다. 김진웅은 정구 남자단식 결승에서 인도네시아의 알렉산더 엘버트 시를 4대 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금메달로 한국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이요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김형준)에 이어 정구 남자단식 3연패를 달성했다.
김진웅 개인으로는 입대를 목전에 두고 딴 금메달이어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김진웅은 입영 영장을 이미 받은 상태로 다음 달 18일 현역 입대가 예정돼 있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정구 종목은 따로 없어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했을 경우 현역으로 복무해야 했다.
사이클에선 박상훈(한국국토정보공사)이 이번 대회 4번째 사이클 금메달을 추가했다. 박상훈은 트랙사이클 남자 개인추발 결승에서 일본의 치카타니 료를 추월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박상훈은 4바퀴를 앞두고 치카타니를 앞지르며 경기를 끝냈다. 이다겸 백진희 장우영으로 이뤄진 패러글라이딩 여자 대표팀도 크로스컨트리 여자 단체전에서 5라운드 비행 총점 4924점을 기록해 일본(4851점)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