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원 코리아의 힘… “우승 보인다”

여자 농구 남북 단일팀이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이스토라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4강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손을 올리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자카르타=윤성호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대만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는 박지수가 합류한 효과가 컸다. 다만 남녀 동반 결승 진출의 꿈은 좌절됐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이란의 힘과 높이를 실감하며 준결승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코리아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이스토라 농구 경기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4강전에서 89대 66으로 승리했다. 지난 17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마지막 슛을 놓치고 “나 때문에 졌다”고 자책했던 박혜진이 17득점 10어시스트의 ‘더블 더블’ 활약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대표팀 합류 뒤 처음으로 코트에 나선 박지수는 11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골밑을 장악했다. 득점도 10점으로 제 역할을 다 했다.

코리아는 지난 조별리그 경기와 달리 수비 조직력이 뛰어났다. 가로채기가 많아진 만큼 자연스럽게 속공 득점도 많았다. 맏언니 임영희와 북측 선수 노숙영이 17득점씩을 올렸다.

노숙영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결승전에서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8강전부터 합류한 박지수와의 호흡이 잘 맞는다며 “지수 선수가 가운데에서 다 막아주니 정말 쉽다”고 말했다. 코리아는 다음 달 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한판 승부를 벌인다.

남자 대표팀은 신장 218㎝의 하메드 하다디가 버틴 이란을 상대로 힘과 높이에서 고전하다 68대 80으로 패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뛰는 조던 클락슨의 필리핀을 상대로 퍼부었던 한국 특유의 소나기 3점슛이 이날은 터지지 않았다. 허재 감독은 “공격과 수비가 다 되지 않았다. 무기력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귀화 선수인 라건아만 고군분투했다.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37득점을 기록했다. 라건아는 자신보다 20㎝ 가까이 큰 하다디를 상대로 블록슛을 무릅쓰고 계속 과감한 일대일 공격을 시도했다. 여러 차례의 덩크슛과 함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8강 필리핀전에서 3점슛 7개 등 26득점을 합작했던 허일영과 전준범이 무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는 27대 47로 뒤졌으며 대표팀의 공격리바운드는 고작 4개뿐이었다. 양팀은 경기가 끝난 뒤 인사를 할 때에도 몸싸움을 하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자카르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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