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에서 한국에 패한 뒤 박항서 감독을 사칭한 페이스북 계정(사진)에 “져서 미안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베트남 축구팬들이 사실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수천개의 댓글을 통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29일 베트남이 한국에 1대 3으로 패한 뒤 이 계정에는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없었다. 모든 베트남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며 마치 박 감독이 쓴 것처럼 위장한 글이 게재됐다. “선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에는 30일 오후 현재 70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계정 팔로어도 12만명을 넘어섰다. 베트남 축구팬들은 댓글에서 “베트남인들은 당신을 자랑스러워한다. 당신의 노력과 헌신에 깊이 감사한다”는 등의 찬사를 보냈다. 가짜 계정임에도 베트남 축구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은 아시안게임 4강 신화를 쓴 박 감독에 대한 국민적 인기를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박 감독 측은 팬들의 피해를 우려해 계정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9월 1일 일본에 패한 아랍에미리트를 상대로 한 동메달 결정전에서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나선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