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3관왕 나아름의 첫 번째 금메달을 뒷받침했던 이주미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올랐다. 한국은 사이클에서만 5번째 금메달을 따내 사이클이 펜싱과 함께 이번 대회 최대 ‘메달밭’ 역할을 했다. 유도에선 안창림(남자 73㎏급)이 결승에서 숙적을 만나 총 11분이 넘는 혈투를 펼쳤으나 안타깝게 패했다.
이주미는 30일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벨로드롬에서 열린 트랙 사이클 여자 개인추발 결승에서 중국의 왕훙을 따라잡으며 금메달을 땄다. 지난 28일 여자 단체추발 금메달에 이어 주 종목에서 우승하며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개인추발은 두 선수가 트랙 맞은편에서 출발해 3㎞(250m 트랙 12바퀴)를 주행하며 기록을 다투는 경기다. 상대를 따라잡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 이주미는 1㎞를 1분 13초 967로 통과하며 왕훙(1분 15초 7000)에 앞섰다. 2㎞ 지점에서 2분 23초 078로 왕훙(2분 30초 053)을 크게 앞선 후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결국 왕훙을 추월했다. 이주미는 앞서 열린 예선에서 3분 33초 048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예고했다.
이주미는 지난 22일 도로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에서 나아름의 첫 금메달을 도왔다. 그는 경기 중후반까지 선두로 나서는 상대 선수를 견제하며 나아름의 막판 질주를 가능케 했다. 지난 28일 여자 단체추발 결승에선 나아름 김유리 김현지와 조를 이뤄 중국을 추월해 본인의 첫 번째 금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서 펜싱(6개)에 이어 태권도와 같은 금메달 5개를 딴 사이클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6 도하아시안게임의 금메달 개수와 동률을 이뤘다. 31일엔 나아름이 대회 4관왕에 도전해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에 도전한다.
유도에선 안창림이 숙적인 일본의 오노 쇼헤이를 결승에서 만나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안창림은 남자 73㎏급 결승에서 정규시간 4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오노에게 4전 4패를 기록했던 안창림은 경기 시작 후 오노의 허벅다리걸기 공격 등을 잘 막아내며 대등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곧이어 열린 연장전에서도 서로 지도를 2개씩 주고받으며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연장 7분 9초 오노가 시도한 공격에 대해 심판진이 석연치 않은 절반을 선언하며 경기가 마무리됐다. 한국 코치진은 팔꿈치가 바닥에 닿긴 했지만 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 절반이 아니라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한유도회 측은 “화면상으로 팔꿈치가 몸 안으로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라고 어필했지만 자체 심판비디오 시스템을 활용해 재확인한 후 득점으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재일동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의 귀화 요청을 거부하고 태극 마크를 달기 위해 2014년 용인대에 편입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16강에서 덜미를 잡혀 메달을 따지 못했다. 당시 금메달의 주인공이 오노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