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와 조정, 여자농구 등 3개 종목에서 다시 하나로 뭉쳤다. 단일팀은 총 4개의 메달(금1 은1 동2)을 따내며 의미와 성적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북이 체육교류를 지속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 종목을 잘 선정할 경우 2020 도쿄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의 경쟁력 증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구성 과정에서 여러모로 반발이 거셌다. 정치적 목적으로 진행된데다 북측 선수를 할당식으로 받아들이며 남측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뺏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내용도 좋지 않아 전패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단일팀은 상황이 달랐다. 카누 용선 종목은 남북 모두 대표팀이 없어 단일팀을 꾸리기 안성맞춤이었다. 여자 농구는 기존 남측에 없던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북측 선수들을 팀에 채워 넣으며 전력이 극대화됐다.
단일팀은 카누 용선 여자 200m 동메달을 차지하며 단일팀 사상 최초의 종합대회 메달을 일궈냈고, 하루 뒤 카누 용선 여자 500m에서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여자 농구 단일팀은 비록 중국에 석패(65대 71)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땄다. 이전 세 차례 중국전에서 모두 두 자릿수 패배를 당한 여자 농구팀은 단일팀으로 옷을 바꾼 뒤 중국과 종료 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벌였다. 특히 북측 센터 노숙영은 골밑슛과 돌파 능력을 겸비하며 대회 기간 탁월한 득점력을 과시했다.
남북 체육교류를 위한 추가 움직임도 바빠졌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회 기간 북측 김일국 체육상을 만나 ‘2020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제안했다. 2일 AFP 통신에 따르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단일팀과 관련해 “올림픽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남북한과 이야기할 것”이라며 “10월 또는 11월에 논의가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바흐 위원장을 만나 서울-평양 하계올림픽 공동 개최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