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가족계획 정책을 담당하던 3개 부서를 폐지함에 따라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이 40년 만에 철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두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했으나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최근 가족계획 정책과 관련된 3개 부서를 폐지하고 인구모니터링 가정발전사(국)를 신설키로 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이 12일 보도했다.
신설 부서는 인구모니터링과 가정안정, 한 자녀 부모 및 자녀를 잃은 부모 지원 등 출산정책 개선 업무를 맡게 된다. 또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건강사, 직업건강사 등도 신설했다. 앞서 지난 3월 국가기구 개편에선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를 해체하고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신설됐다. 계획생육(산아제한)이란 단어가 국가 기구 명칭에서 사라진 셈이다.
베이징대 루제화 교수는 “이번 조치는 중국이 더 이상 출산 제약을 두지 않고 가족계획 정책을 없애겠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내년 초 산아제한 정책이 폐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은 1979년 인구 억제를 위해 ‘한 자녀 정책’을 도입하고 막대한 벌금 등을 부과하며 출산을 규제했다. 하지만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저출산 문제로 인구절벽이 우려되자 2016년 두 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했다. 2016년 중국의 신생아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1790만명을 기록했지만 당국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지난해에도 출생 인구가 1723만명에 그쳐 전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는 치솟는 주거비와 자녀 양육비, 교육비 때문에 아이 키우기가 어려워지면서 중국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출산율 제고에 나섰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최근 ‘산아제한’ 내용이 삭제된 민법 개정안 초안을 심의해 전인대 전체회의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