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타오른 축구 열기가 K리그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집계 결과 지난 15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28라운드 경기에는 1만3224명의 관중들이 몰렸다. 이는 울산의 전반기 평균 관중(6609명)의 2배가 넘는다. 울산은 주니오의 선제골과 이근호의 쐐기골에 힘입어 2대 0으로 승리하며 경기장에 모인 홈 관중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인천 유나이티드 역시 같은 날 열린 수원 삼성과의 28라운드 경기에서 올 시즌 최다 관중(7282명)을 기록했다. 사전예매는 2537명에 달해 인천의 역대 최다 사전 예매 기록(1745명)을 갈아치웠다. 이전 라운드까지 인천의 평균 관중 수는 3809명이었다. 인천은 경기 전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예매가 급증해 시내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1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는 우천에도 1만3243명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FC서울의 전반기 평균 관중(1만2489명)보다 소폭 늘었다.
이같은 축구 열풍은 아시안게임에서 불붙은 축구 열기가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평가전을 통해 전달된 영향이 크다. 23세 이하 남자축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혈전을 펼친 끝에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벤투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A 대표팀 역시 이달 치른 코스타리카전과 칠레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오랜만에 축구 붐이 조성됐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연령대 역시 10∼20대로 낮아지는 등 새로운 흥행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이 나왔다.
구단 역시 경기를 앞두고 감독과 대표 선수를 앞세운 원정 미디어데이를 통해 관객 몰이를 시도했다. 울산과 포항은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서울에서 미디어데이를 열어 관심을 고조시켰다.
그럼에도 ‘자카르타 효과’와 ‘벤투 효과’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축구 열기 조성의 촉매제 역할을 한 선수 중에는 손흥민 황의조 이승우 등 해외파가 많은 탓이다. 실제로 관중이 크게 늘지 않은 경기도 있었다. 리그 선두인 전북 현대는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전반기 평균 관중 수(1만1692명)보다 적은 1만1190명을 동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