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교육·자선 사업에도 열성
“8년 전 먹어본 한국 음식 최고
바흐 음악부터 비틀스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 연주할 것”
가장 ‘핫한’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온다.
밀로쉬 카라다글리치(35)가 2011년에 낸 첫 앨범 ‘지중해’는 전 세계 클래식 차트 1위를 석권했고, 영국 클래식 차트에서는 28주간 1위 자리를 지켰다. 언론은 그를 ‘기타 영웅(Guitar Hero)’이라고 찬사했고, 밀로쉬는 그라모폰이 선정한 올해의 영 아티스트가 됐다. 클래식 기타리스트로는 처음으로 영국 찰스 왕세자가 주는 ‘프린스 프라이즈’ 실버 메달도 받았다.
그가 다음 달 19∼28일 ‘기타의 목소리(The Voice of the Guitar)’라는 제목으로 서울 부산 광주 등 6개 도시에서 순회 연주를 한다. 밀로쉬는 17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먹은 음식들은 내가 여태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다. 관객들은 너무나 열정적이었다.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밀로쉬는 2011년 첫 내한 때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무대에 섰다. 당시 조수미는 “이 기타리스트를 주목하라”며 그의 재능을 칭찬했다. 실제 밀로쉬는 1950∼60년대를 풍미한 클래식 기타리스트 줄리안 브림과 존 윌리엄스 이후 가장 인기 있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밀로쉬는 첫 앨범의 성공에 대해 “기타를 사랑하게 만드는 음악을 우선적으로 녹음했다”고 했다. 이어 “기타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연결해주는 다리와 같은 악기”라며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는 클래식 기타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는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부터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 로드리고의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 탱고의 황제로 불리는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비틀스의 노래 등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밀로쉬는 “바흐부터 비틀스까지 매우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연주하기 때문에 ‘기타 여행’이라고 불러도 좋다”며 “기타의 다양한 특성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연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중해의 작은 나라 몬테네그로 출신인 그는 8세 때 기타를 처음 배웠고 6개월 만에 기타 주법을 모두 독파했다고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꾼 건 아니었다. 밀로쉬는 “원래 록 스타가 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밀로쉬는 “록 스타가 아닌 클래식 기타리스트가 됐지만 여전히 기타는 내게 세상에서 가장 쿨한 악기(the coolest thing)”라고 자랑했다.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공부한 밀로쉬는 연주뿐만 아니라 음악 교육과 자선 사업에도 열심히 참여한다. 그 이유에 대해 “기타는 내게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줬고, 기타로 인해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며 “많은 청소년들이 기타 음악을 접하고 자기 삶을 바꿀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했다. 밀로쉬는 기회가 될 때마다 재능 있거나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지난 7월에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음악축제 ‘BBC 프롬스’에서 기타 수업을 진행했다.
이번 연주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등 7명과의 협연 무대도 있다. 유연하면서도 섬세한 밀로쉬의 연주가 클래식과 팝 음악을 넘나드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밀로쉬는 건축자재기업 이건이 문화 공헌 차원에서 열고 있는 제29회 이건음악회 초청으로 방한했다. 누구나 인터넷(eagonblog.com)으로 무료 관람을 신청할 수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