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도요타자동차에 오히려 한줄기 ‘밝은 희망(silver lining)’이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지난달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에서 판매실적이 2% 하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 부과가 단행될 경우 더 큰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 때문에 고민이 깊어진 상태였다.
그런데 도요타가 최근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중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량 생산과 판매를 늘리기 위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2025년까지 전기차 세계 1위를 꿈꾸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선진기술을 보유한 도요타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 포드나 폭스바겐 등에 밀리고 있던 도요타에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그 배경에는 미·중 무역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 미·중 통상갈등을 겪는 와중에 수년간 센가쿠 열도를 둘러싸고 앙숙이었던 일본과 중국 정부가 극도로 가끼워진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리 총리는 당시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이런 ‘정치적 훈풍’과 더불어 자동차 관세 인하 바람을 타고 지난달 렉서스 판매가 전년 대비 59% 늘어나는 등 도요타의 중국 판매가 23%나 뛰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내 전체 승용차 판매가 3개월 연속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약진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기가 더 큰 타격을 받으면 도요타의 중국 내 생산 확대가 되레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
日 도요타, 미·중 무역전쟁이 ‘기회’
입력 : 2018-09-26 05: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