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뒤 장관들을 부추겨 대통령 직무를 박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로드 로즌스타인(사진) 법무부 부장관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그의 최종 거취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는 27일(현지시간) 면담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2인자인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지난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의 사퇴 또는 경질은 특검 수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의 거취는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 “공화당 내 강경파는 로즌스타인 부장관에게 충성심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바로 경질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로즌스타인 부장관의 경질은 트럼프 내각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1일 로즌스타인 부장관의 트럼프 대통령 직무 박탈 모의 계획이 담긴 앤드루 매케이브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의 메모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메모는 지난 5일 익명의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료가 NYT 기고문에서 “내각에서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박탈하는 절차를 논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언급한 내용과 일치해 파문을 낳았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NYT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