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지구에 가장 가까운 천체로 지구 환경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친다. 강한 만유인력으로 하루에 두 차례씩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고, 한밤중에도 지구를 환하게 비춰준다. 한 달을 주기로 삭, 반달, 보름달의 모양 변화는 규칙적이어서 달력의 기준이 되었다. 우선 한 달은 모양 변화의 주기인 30일이고, 1년 동안 이런 변화가 열두 번 반복되니 1년은 열두 달이다. 시간의 단위에서 12라는 숫자가 나온 배경이다. 하루는 12의 배수인 24시간으로, 1시간은 12의 5배수인 60분으로, 1분은 다시 60초로 정해졌다.
달을 기준으로 한 태음력의 1년은 354∼355일로 태양력과는 매해 10일 정도의 오차가 발생한다. 이를 보정하기 위해 윤달이 들어가는데 현재 표준은 ‘19년 7윤법’이다. 19년 동안 윤달을 7번 넣어 19년 주기로 태음력과 태양력의 날짜를 맞춘다. 이 원리에 따라 만으로 19세의 배수가 되는 해에는 음력과 양력 생일이 일치한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 주기는 태양을 기준으로 한 365일이어서, 농사를 중시하던 문명에서는 태양을 기준으로 한 달력이 필요했다. 기원전 45년 로마의 권력자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1년을 365.25일로 하는 태양력인 율리우스력을 만들었다. 4년마다 윤일을 두어 1년 주기를 맞춘 현대 태양력의 기원이다. 하지만 정확한 1년은 365.2422일로 율리우스력은 128년에 1일 정도의 오차가 발생하였다. 1500년대 중세에 이르러 율리우스력은 12일 정도의 오차가 누적되었다. 이로 인해 부활절을 정하는 데 문제가 되어 1582년 교황 그레고리오 13세는 율리우스력의 오차를 보정한 그레고리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달력이다. 4년마다 윤일을 주는 율리우스력에 100년의 배수인 해는 400년의 배수인 해에만 윤일을 두는 방식으로 오차를 수정했다. 그레고리력 또한 3300년이 지나면 1일 정도의 오차가 발생하는데, 이때도 역시 윤일을 두어 해결할 수 있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