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말 2사 만루 3볼 노스트라이크 상황. 워커 뷸러(LA 다저스)가 ‘괴물신인’ 로날드 아쿠냐(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던진 4구가 스트라이크존보다 위쪽으로 들어갔지만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어이없는 판정에 아쿠냐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어진 5구를 그대로 받아쳐 담장 밖으로 공을 날렸다. 역대 최연소 미국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 만루 홈런이라는 기록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애틀랜타는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선트러스트파크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MLB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6대 5로 승리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2경기 연속 완봉패를 당한 애틀랜타지만 이날은 아쿠냐와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팀의 간판스타들이 힘을 내며 기사회생했다.
NL을 대표하는 신인들의 명암이 명확히 갈린 경기였다. 올 시즌 후반기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후반기 에이스’로 불린 다저스 신예 뷸러(24)는 2회말 상대 선발인 숀 뉴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데 이어 아쿠냐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이날로 20세 293일인 아쿠냐는 1953년 미키 맨틀(21세 349일)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만루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고 현지 매체들은 소개했다.
다저스는 3회초 곧바로 2점을 만회한 뒤 5회초 크리스 테일러의 투런홈런과 맥스 먼시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애틀랜타에는 팀의 대표적 강타자 프리먼이 있었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프리먼은 바뀐 투수 알렉스 우드의 초구를 잡아당겨 담장을 가볍게 넘겨버렸다. 다저스는 9회초 무사 1, 2루 찬스에서 클린업 트리오인 3번 먼시, 4번 매니 마차도, 5번 브라이언 도저가 모두 삼진아웃을 당하며 땅을 쳐야 했다.
한편 밀워키 브루어스는 같은 날 콜로라도 로키스에게 6대 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3승 무패로 NL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6명의 투수가 무실점을 합작한 밀워키의 철벽 불펜 앞에 쿠어스필드를 등에 업은 콜로라도 타선도 무기력했다. 오승환(콜로라도)은 이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