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다툼보다 뜨거운 ‘강등 탈출’ 전쟁

이번 주말 K리그1 하위 스플릿이 시작되면서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한 각팀의 경쟁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문선민, FC 서울의 박희성, 전남 드래곤즈의 김영욱(왼쪽부터)이 팀의 명운을 걸고 그라운드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운명을 가르는 주사위는 던져졌고, 오직 5차례의 격전만 남았다. 지난 20일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33라운드까지 나온 중간 순위에 따라 강원 FC와 대구 FC, FC 서울, 상주 상무,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가 하위 스플릿으로 분류됐다. 이들 구단은 강등권에서 벗어나 생존하기 위해 분투해야 한다.

K리그1 스플릿은 정규 라운드를 마친 후 상·하위 각 6개 팀이 스플릿 그룹 A·B로 나뉘어 34라운드부터 38라운드까지 경합을 벌이는 제도다. 하위 스플릿을 거친 뒤 12위는 강등이 확정되고 11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전을 치른다. 올 시즌 하위 스플릿 경쟁은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10위 상주 상무(승점 33)와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0)의 격차는 한 경기인 3점차에 불과하다.

승강제 도입 후 종종 강등 위험에 처했음에도 가까스로 살아남아온 ‘생존왕’ 인천은 이번 시즌에도 잔류를 노린다. 인천은 2016∼2017시즌에도 각각 10위·9위로 1부 리그에 남았다. 인천의 믿는 구석은 득점 46점으로 하위 스플릿에서 2번째로 강한 득점력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22일 “스테판 무고사와 문선민, 엘리아스 아길라르 등의 공격력이 날카롭기에 수비 불안만 해결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11위 전남은 빡빡한 일정이 부담스럽다. 생존이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FA컵 4강 진출에 성공해 스플릿 라운드와 FA컵 경기를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공격도 수비도 안정적이지 못해 골 득실(-20점)이 최하위다. 상주는 지난 9월 국가대표 수비수 홍철과 김도형 등이 대거 전역한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창단 후 처음 하위 스플릿으로 추락한 명가 서울도 9위(승점 35)로 안심하긴 힘들다. 10경기 연속 무승(3무 7패)의 흐름을 고려하면 가장 큰 위기감을 느낄 구단이라는 평도 나온다. 서울은 옛 사령탑인 최용수 감독을 2년 4개월 만에 복귀시키는 결단을 내렸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없다. 한 해설위원은 “지금 서울의 선수단은 과거 최 감독이 이끌던 때와는 매우 다르다”며 “선수들이 감독의 전술을 잘 소화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리그 득점 2위(23골)인 우로스 제리치를 보유하고도 7위에 그치며 하위 스플릿에 남은 강원 FC와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는 8위 대구 FC는 승점 39점으로 다소 여유로운 편이다.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는 27∼28일 열린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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