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설’에 휘말린 훌렌 로페테기(사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오랜만에 승을 추가하며 한숨을 돌렸다. 오는 29일(한국시간)로 예정된 리그 FC 바르셀로나와의 라이벌전인 ‘엘클라시코’ 성적표가 그의 최종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24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G조 3차전 빅토리아 플젠(체코)과의 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레알 마드리드로선 지난달 22일 프리메라리가 에스파뇰과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후 6경기 만의 승리다. 로페테기 감독 입장에서도 최근 비등하던 경질 여론을 잠시 식힐 수 있는 짬을 얻었다.
그럼에도 로페테기 감독에 대한 경질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 최고 클럽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8월 헤타페와의 리그 개막전 이후 3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인 AS 로마와의 경기에서도 3대 0 완승을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 4연패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세비야와의 리그 경기에서 0대 3 완패를 당한 후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에선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이어진 CSKA 모스크바와의 챔피언스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0대 1로 패했다.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레반테와의 리그전에서도 연달아 패했다. 경기 내용도 좋지 못해 레반테 전에서 골을 기록하기까지 451분간 무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역대 팀 최장 무득점 기록이다. 플젠이 G조 최약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홈에서 6경기 만의 한 점 차 승리 역시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로페테기 감독은 경기 후 “나에게는 오늘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우리는 수많은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분위기로 보면 로페테기 감독의 경질 여부는 올 시즌 첫 엘클라시코 이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에밀리오 부트라게뇨 레알 마드리드 단장은 이날 현지 언론에 “로페테기 감독은 평소처럼 캄프 누(바르셀로나 홈 경기장) 벤치에 앉아 있을 것”이라며 “(경질) 소문을 듣긴 했지만 우리는 캄프 누에서 자신감을 갖고 잘 플레이할 것”고 말했다.
한편 유벤투스는 이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챔피언스리그 원정에서 디발라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