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2018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2연패를 당한 뒤 용병술 논란에 휩싸였다. 시리즈 1, 2차전 모두 적절하지 못한 투수 교체를 하는 바람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인 투수 사상 최초로 월드시리즈 선발로 나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잘 던지다 경기 중반 위기를 자초하고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다저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2대 4로 졌다. 전날 1차전(4대 8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한 다저스는 벼랑 끝에 몰린 채 홈에서 펼쳐지는 3차전을 맞이하게 됐다.
다저스 선발 류현진은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출발은 좋았다. 경기 초반 류현진은 변화구에 제구력을 더해 보스턴 타자들을 공략했다. 2회말 잰더 보가츠에게 2루타, 이안 킨슬러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1점을 내줬지만, 4회말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류현진은 팀이 2-1로 앞선 5회말 2사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크리스티안 바스케스, 무키 베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앤드류 베닌텐디에게는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라이언 매드슨은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2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문제는 부진했던 매드슨이 왜 이틀 연속 승부처에 등판했냐는 것이다. 매드슨은 전날 1차전에서 3-3 동점이던 5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 선발 클레이튼 커쇼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가 폭투, 볼넷, 안타 등으로 누상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들여 보냈다. 2차전도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다가 재차 불을 지른 셈이 됐다.
현지 언론은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에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월드시리즈 2경기를 치렀는데, 로버츠 감독이 잘못된 경기 운용으로 스스로 어려운 시리즈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매드슨을 승부처에서 믿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로버츠 감독은 1점 차로 근소하게 앞선 만루 위기에서 매드슨을 내보냈다”고 비판했다.
또 로버츠 감독은 보스턴의 1∼2차전 선발인 크리스 세일과 데이빗 프라이스가 모두 좌투수라는 점을 고려해 맥스 먼시와 코디 밸린저 등 좌타자를 선발 라인업에서 모두 제외했다. 보스턴이 좌투수인 커쇼와 류현진의 등판에도 좌타자 베닌텐디, 라파엘 디버스, 재키 브래들리를 출전시킨 것과 대비된다. CBS스포츠는 “로버츠 감독은 좌타자라는 이유로 팀 내 최고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완 매드슨 역시 우타자인 스티브 피어스 타석 때 등판했지만 볼넷을 주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피어스가 이전 타석까지 류현진에게 2타수 무안타로 묶인 점을 고려하면 로버츠 감독의 지나친 좌우놀이가 패인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