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는 지난 시즌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서부 콘퍼런스 결승전 7차전까지 몰아세웠던 팀이다. 올 시즌 휴스턴은 대형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까지 영입한 골든스테이트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휴스턴은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 2018-2019 NBA 정규시즌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 85대 104로 대패했다.
휴스턴의 장기인 외곽포가 전혀 터지지 않은 경기였다. 카멜로 앤서니는 이날 야투 12개 중 단 2개를 성공시키는 극도의 난조를 보이며 8득점에 그쳤다. 리그 최상급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17득점)도 19개의 야투 중 13개를 실패했다. 그나마 센터 클린트 카펠라(14득점 14리바운드)가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수비도 문제였다. 지난 시즌 NBA 퍼스트팀에 뽑힌 포틀랜드의 포인트가드 데미안 릴라드(22득점)에게 속절없이 당했다. 에릭 고든의 수비를 뚫고 카펠라를 앞에 둔 채 플로터 슛(장신 선수의 수비를 피하기 위해 높이 띄운 슛)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이날의 백미였다. 릴라드는 이날 10개의 야투 중 8개를 성공시켰다. 센터 유서프 너키치도 22득점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날 패배로 휴스턴은 올 시즌 열린 홈 4경기에서 전패했다. 시즌 성적은 1승 5패다. FA가 됐던 폴과 카펠라를 잔류시키고 앤서니까지 영입하며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휴스턴의 부진 원인에는 무너진 수비 조직력이 주로 꼽힌다. 앤서니 덕에 공격 옵션은 늘었지만 지난 시즌 궂은 일을 도맡던 포워드 트레버 아리자(피닉스 선즈)와 룩 음바 아 무테(LA 클리퍼스)가 팀을 떠나며 수비력이 떨어졌다. 실제로 휴스턴은 이번 시즌 치른 6경기에서 모두 100점 이상을 내줬다. 지난 27일 클리퍼스전에는 무려 133점을 빼앗겼다.
물론 휴스턴에게는 마지막 보루가 있다. 최근 2패는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제임스 하든이 없는 상황에서 당했다. 하든은 지난 25일 유타 재즈와의 홈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4경기에 나서 평균 28.5득점 6.3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결국 하든이 돌아와 어떤 모습을 보이냐에 따라 휴스턴의 올 시즌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하든은 오는 4일 시카고 불스와의 경기에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