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장현수·기성용 없는 한국축구는? 벤투, 벤처

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11월 호주 원정 A매치 평가전에 나설 대표 선수명단을 발표한 뒤 선수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수년간 대표팀을 지탱한 손흥민, 장현수, 기성용을 제외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천명했다.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미래의 대표팀 조합을 위한 실험에 나섰다. 벤투 감독은 지난 수년간 대표팀의 공격과 중원, 수비를 지탱해오던 손흥민, 기성용, 장현수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차포를 떼고 원정길에 나서는 벤투호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벤투 감독은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11월 호주 원정 A매치를 대비해 26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신 이번 A매치에서 소집 않기로 소속팀과 약속했던 손흥민과 군 대체복무 봉사활동 확인서를 조작해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당한 장현수는 제외됐다. 기성용도 배려 차원에서 소집하지 않았다. 이들이 뛴 A매치만 합해 240경기로, 대표팀의 무게감은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래에 도움이 될 선수”라며 장현수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온 벤투 감독에게 그의 낙마는 큰 타격이다. 장현수는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자원이었다.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했지만, “장현수의 전술적 이해도나 경험 등을 고려했을 때 대표팀 제외는 전력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장현수에게는 “프로 선수로서 행운이 있기를 빈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넓은 시야와 발군의 패스로 중원의 ‘키’였던 기성용은 코치진과의 논의 끝에 전략적으로 배제됐다. 휴식 및 소속팀 적응 차원이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이 없을 경우 어떻게 대체할지 확인해볼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핵심 자원들이 빠졌지만 벤투호가 추구하던 지배·공격의 철학은 유지된다. 벤투 감독은 “우리가 유지해온 플레이스타일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가다듬느냐가 이번 원정의 관건”이라며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팀의 플레이스타일에 녹아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드래곤’ 이청용은 동료들의 빈자리를 채울 베테랑이다. 이청용은 한동안 슬럼프를 겪으며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이적한 독일 VfL 보훔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치며 다시 기회를 부여받았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부터 유심히 관찰해온 선수”라며 “본인이 가진 강점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미드필더 김정민(19)과 오른쪽 풀백 이유현(21) 등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된 신예들이다. 벤투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젊은 선수들을 뽑았다. 내 눈으로 직접 능력을 확인해보고 싶었다”고 선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번 소집됐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인범과 이진현, 김문환도 다시 부름을 받았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승우는 선발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이승우와 같은 포지션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오는 12일 브리즈번으로 출국하며 17일 호주,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경기를 치른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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