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테니스를 쥐락펴락하는 8명이 모여 왕중왕을 가린다. ‘황제’ 로저 페더러(세계랭킹 3위)는 통산 100번째 트로피를 노리고, 2년 만에 세계 1위에 복귀한 노박 조코비치는 화려한 피날레를 꿈꾼다.
2018 시즌 테니스계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할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에 참가할 8명의 선수와 대진이 확정됐다. 6일(한국시간) 진행된 조 추첨에 따라 조코비치와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 마린 실리치(7위), 존 이스너(10위)가 한 조에 속했다. 페더러와 케빈 엔더슨(6위), 도미니크 팀(8위), 니시코리 게이(9위)가 나머지 한 조로 경기를 치른다. 이들은 11일부터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조별 예선을 치른 후 각 조 1·2위가 다른 조 2·1위와 준결승을 치른다.
이번 시즌 윔블던과 US 오픈을 연이어 제패하며 부활한 조코비치는 파이널스 명단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이 대회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3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조코비치는 파리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카렌 카차노프에 아깝게 패하긴 했지만 22연승을 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파리 마스터스에서 독감 증상으로 고생했던 만큼 경기 전까지 몸 상태를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지난달 바젤 오픈을 포함해 총 99개의 ATP 우승컵을 들어 올린 페더러는 100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그는 파이널스에서만 6번(2003·2004·2006·2007·2010·2011년) 우승했으나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선 조코비치의 벽을 넘어야 한다. 페더러는 파리 마스터스 준결승을 포함해 최근 조코비치와 만났던 4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발목을 잡혔다. 페더러는 파리 마스터스에서의 패배 후 “조코비치의 기세가 좋다. 제대로 준비해 런던에서 다시 맞붙길 기대한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라파엘 나달(2위)과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4위)는 부상 때문에 대회에 불참한다. 이들을 대신해 일본의 간판스타 니시코리와 미국의 이스너가 출전한다. 지난해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는 19위로 추락해 출전권을 못 얻었다.
21세 이하 신예들이 참가하는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6일 개막했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은 정현이었다.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5위)와 알렉스 드 미노(31위) 등 올해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 8인이 차세대 스타가 되기 위해 경쟁한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