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한국시리즈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의 주포 김재환은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남은 한국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해졌고 SK 와이번스 역시 일부 투타 주력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양팀이 부상선수 공백을 얼마나 잘 메우느냐에 우승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리그 1위 두산은 초비상이다.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KBO) 최고타자로 우뚝 선 두산 4번 김재환은 7일 3차전이 열리기 직전 옆구리 통증으로 라인업에서 빠졌다. 8일 검진결과 우측 옆구리 근육 손상으로 밝혀졌다. 남은 시리즈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김재환은 올해 홈런왕(44개)과 타점왕(133점)을 거머쥐었다. 김재환은 시리즈 2차전에서 4타수 3안타로 맹활약하며 팀의 첫승을 견인했다. 이제 홈런을 기대할 만했는데 뜻밖의 부상을 당하면서 팀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실제 김재환의 부상 영향은 즉각적으로 미쳤다. 시리즈 1∼2차전에서 6번타자로 맹타를 휘둘렀던 최주환이 갑작스럽게 4번으로 올라왔다. 전날까지 7타수 5안타로 불타오르던 최주환은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최주환의 자리인 6번으로 나선 오재일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2홈런에 그쳤던 정진호가 주전으로 뛰었는데 결과는 2타수 무안타 볼넷 하나였다. 두산은 홈런타자의 부재를 실감한 채 무기력하게 SK에 완패하며 1승 2패로 궁지에 몰렸다.
올 시즌 5승 평균자책점 4.62로 좋은 활약을 했던 계투 김강률이 한국시리즈 직전 부상당한 것도 뼈아프다. 이에 박치국과 김승회 등 나머지 불펜의 부담이 커졌다. 두산은 패한 두 경기 모두 SK의 마지막 공격 때 쐐기점을 내줬다.
두산보다는 낫긴 하지만 SK도 온전한 상태는 아니다. 1차전 불펜으로 나와 승리투수가 된 SK의 앙헬 산체스는 등 통증을 호소해 2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SK는 2차전서 불펜이 8회에 무너지며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다. 산체스는 3차전에서도 미출장선수로 분류됐다. SK로서는 그나마 산체스가 4차전부터는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0.313의 타율과 25도루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주전 외야수 노수광은 시즌 막판 손가락 골절을 당해 가을무대에서 사라졌다. SK는 3차전에서 노수광의 공백을 톡톡히 맛봐야 했다. 좌익수로 나온 정의윤이 두 번 연속 아쉬운 송구를 하며 2점을 내줬다. SK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도루를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