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올 해피엔딩… 원샷 원킬 ‘黃의 법칙’ 계속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황의조가 20일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추가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황의조는 벤투호에서만 3골을 기록하는 등 동물적 골감각을 자랑하며 부동의 국가대표 원톱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의 2018년은 해피 엔드가 됐다. 석 달 전 취임하며 공언했던 공격과 지배의 축구 철학이 팀에 녹아들고 있다. 대표팀은 최근 6경기 무패 행진의 기세를 2019 아시안컵까지 잇고자 한다.

대표팀은 20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전에서 4대 0으로 완승했다. 벤투 감독은 8월 지휘봉을 잡은 후 3승 3무를 달성, 조 본프레레 감독(5경기 무패·2004년)을 제치고 데뷔 최다 무패 기록을 경신했다. 4골 차 이상 대승도 2015년 11월 라오스전 이후 3년 만이다.

슈팅(17-4)·유효슈팅(12-4) 수 등에서 볼 수 있듯 한국이 완전히 주도권을 쥔 경기였다. 지난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며 한국을 괴롭혔던 우즈베키스탄은 A매치에서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선제골은 전반 9분 만에 나왔다. 측면으로 파고든 이용은 반대편 공간을 보고 먼 크로스를 보냈고 남태희가 이를 논스톱 발리슛으로 때리며 첫 득점을 올렸다.

두 번째 골은 대표팀 킬러로 확실히 자리잡은 황의조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23분 주세종의 코너킥에 이은 이용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혀 튕겨져 나왔고, 황의조가 달려들며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대표팀과 소속팀 등에서 올해에만 33골을 넣으며 괴물 같은 골 감각을 자랑했다.

한국은 2-0으로 앞선 후반에도 계속 골문을 두드렸다. 부상당한 남태희를 대신해 들어온 문선민은 후반 23분 기막힌 중거리 발리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황의조와 교체된 석현준도 네 번째 득점에 성공하며 2년 5개월 만에 A매치 골 맛을 봤다.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벤투 감독의 말처럼, 모든 선수들은 빼어난 개인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원정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은 이날도 경기를 조율하며 중원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장을 넓게 보고 날카로운 롱패스를 적재적소에 보냈다. 후반에는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도 두 차례 연속 찼다.

이청용도 호주전에 이어 유연한 몸놀림을 뽐냈다. 전반 17분 황의조와의 원투패스에 이은 그림 같은 슈팅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이청용의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고 호평했다. 선발로 나온 주세종과 박주호 등도 활발하게 뛰며 제 몫을 다했다.

유종의 미를 거둔 벤투호는 12월 중 국내에 소집돼 훈련을 마친 후 같은 달 22일 아시안컵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표팀은 2019년 새해 첫날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가진 뒤 5일부터 열리는 아시안컵에 출전, 5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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