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부터 FC 바르셀로나, 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화려한 명문 구단을 두루 거친 ‘저니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 갤럭시)가 다시 한 번 이적설에 휩싸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한 실력과 스타성으로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격언을 증명하고 있다.
세리에A의 AC 밀란이 이브라히모비치를 영입하고자 한다는 보도가 21일(한국시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를 비롯한 이탈리아 현지 언론으로부터 나왔다. 외신들은 “이브라히모비치가 AC 밀란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 AC 밀란은 6개월에 200만 유로(약 25억원)를 제안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도 연결됐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이적 시장에서 여전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이 이브라히모비치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소방수’다. 빈곤한 득점력에 시달리는 위기 상황에서 짧은 기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공격수로 베테랑 이브라히모비치를 점찍은 것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당장 팀의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검증된 득점 자원으로 이브라히모비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C 밀란과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고민 중이다. AC 밀란은 라이벌인 인터 밀란과 유벤투스에 밀리며 리그 5위에 처져 있다. 공격수로 곤살로 이과인과 패트릭 쿠트로네를 보유하고 있지만 제3의 옵션을 추가로 원하는 모양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떠나보낸 후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레알 마드리드도 득점력 강화가 시급하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기량이 녹슬지 않은 이브라히모비치는 매력적인 카드다. 올해 3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건너온 이브라히모비치는 첫 시즌에 22골·10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리그 27경기에서 24번이나 선발로 나올 정도로 체력 관리도 잘 돼 있다.
팬들의 인기를 끄는 스타성도 여전하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웨인 루니를 제치고 ‘올해의 뉴커머상(프로 경력이 있으나 MLS에서 처음 뛰며 활약한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을 거머쥐었다. 3월 데뷔전인 LA FC와의 경기에서 이브라히모비치가 터트린 36m 중거리 골은 팬 투표를 통해 2018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만 이브라히모비치를 적극적으로 기용하기에는 부담도 적지 않다. 전성기에 비해 활동량과 스피드가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 해설위원은 “이브라히모비치의 약점인 느린 움직임은 지난 시즌 맨유에서도 드러났다”면서도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그의 ‘한 방’을 필요로 한다면 영입할 만하다”고 말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