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우즈 ‘첫 홀 버디’ 내기 신경전



“첫 홀에 버디를 잡아내는 데 기꺼이 10만 달러를 걸겠다. (내기를)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 “첫 홀에서 버디를 잡을 수 있다고? 그럼 (내기 금액을) 2배로 하자.”

‘영원한 라이벌’ 필 미켈슨(48)과 타이거 우즈(43)가 21일(한국시간) 상금 900만 달러(약 101억원)가 걸린 ‘캐피털 원스 더 매치 : 타이거 VS 필’(이하 더 매치)을 사흘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번외 내기’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번외 내기는 미켈슨이 먼저 제안했다. 그는 “첫 홀이 나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버디를 잡아내는 데 10만 달러를 걸겠다고 말했다. 경기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섀도 크리크 골프 코스 첫 번째 홀(415야드·파4)은 왼쪽으로 수로가 있다. 왼손잡이인 미켈슨에게 다소 불리할 수도 있다. 이에 우즈는 미켈슨의 제안을 받아 액수를 2배로 올렸다. 그러자 미켈슨은 이 모든 것이 계획된 듯이 “내가 우즈를 어떻게 유인하는지 봤지?”라며 웃었다.

24일 하루 동안 매치플레이로 열리는 이번 경기는 지난 8월 확정됐다. 현역 선수 중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다승 1위, 2위를 달리고 있는 우즈(80승), 미켈슨(43승)의 맞대결로 성사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투어 생활의 대부분을 라이벌로 지내며 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04년엔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인 라이더컵에 같은 조로 출전했다가 2패를 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함께 연습 라운드를 도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는 등 사이가 가까워져 세기의 대결이 성사됐다.

1997년 이후 두 선수가 같은 조에서 대결한 것은 모두 37차례로 우즈가 18승 4무 15패로 다소 앞서있다. 우즈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평을 듣지만 매치플레이 특성상 당일 컨디션 등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경기는 소수 인원만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고, 유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두 선수뿐만 아니라 캐디도 마이크를 차고 경기에 나서 시청자들은 현장의 대화 등을 생생히 들을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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