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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이흥우] 미·중 커피전쟁



중국의 토종 커피 브랜드 루킨 커피가 지난 17일 뉴욕 나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주당 17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한 루킨 커피 주가는 장중 50%까지 급등했다 20% 오른 선에서 장을 마쳤다. 루킨 커피의 잠재력이 월가에서 확인된 셈이다.

중국 커피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커피시장은 지난해 569억 위안(약 9조80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1.1% 성장했다. 2023년에는 1800억 위안 규모로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중국 커피시장을 최근까지 미국의 세계적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장악해왔다. 스타벅스의 시장점유율(지난해 기준)은 무려 80%에 이른다.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 전역에 33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매달 50개가량 매장을 늘려 나가고 있다.

스타벅스 아성에 도전장을 낸 기업이 루킨 커피다. 2017년 10월에 설립한 루킨 커피는 현재 중국 28개 도시에 2400개 매장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루킨 커피는 올 연말까지 2000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 점포 수에서 스타벅스를 추월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루킨 커피는 의도적으로 스타벅스 매장 부근에 점포를 낸다.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루킨 커피값은 스타벅스 절반 수준이다. 루킨 커피는 이 같은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미감정이 확산되면서 최근 루킨 커피를 찾는 중국인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단다. 반면 저가 정책 탓에 손실은 엄청나다. 지난해 2억4130만 달러(약 2890억원) 손실을 본 데 이어 올 1분기에만 82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저가 정책을 계속 추진할 생각이다. 당장 이익을 내기보다는 규모를 키우는 전략이다. 스타벅스를 앞설 때까지. 현지에선 중국 정부가 뒤를 봐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국 커피 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차(茶) 문화에 익숙한 중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6잔에 불과하다. 한국 428잔, 미국 388잔, 독일 867잔, 일본 279잔에 비하면 미미하다. 같은 중화권인 대만과 홍콩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200잔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중국 커피 시장은 노다지나 다름 없다. 이 거대시장을 놓고 미국과 중국 기업이 한판 제대로 붙었다. 스타벅스가 중국의 ‘국뽕’을 견딜 수 있을까.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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