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지난 29일 열린 DMZ 평화대축제에 참여한 아이들은 저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꿈을 꾸며 행사를 마음껏 즐겼다. 더운 날씨에도 우리 민족 고유 무예인 태권도 시범을 멋지게 선보였다. 또 군사분계선(DMZ) 생태탐방로 약 3.2㎞를 걸으며 저마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감상했고, 철책선 너머 북한을 바라보며 평화통일을 염원했다. 해외동포와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와 이번 축제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주춧돌이 되기를 소망했다.
경기도 고양 한수초 강동호(7)군은 남북을 가르는 철책선을 잇는 기차가 담긴 그림을 그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을 받았다. 3일 동안 그림을 그렸다는 강군은 “남북한이 사이좋게 지내서 평화통일했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랑 열차타고 북한 쪽으로 여행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철책선이 열리면 북한 아이들이랑 같이 기차놀이 하면서 놀고 싶다”며 “산을 좋아하는데 통일되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고 환히 웃었다.
GCS 글로벌평화봉사단 태어로즈영웅단 일원으로 태권도 단체 퍼포먼스에 참여한 충북 청주 산성초 한지윤(12)양은 “오늘 관장님, 체육관 친구들과 함께 이 자리까지 왔다”며 “정말 떨리기도 하고 뜻 깊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다”고 설렌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양은 “아무래도 DMZ에서 이런 행사를 하니까 마음이 더 그런 것 같다. 축제 주제가 평화다보니까 남북이 더 평화로워져서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아이들은 처음으로 DMZ 철책선을 보고 탐방로를 걷는 것도 신기해했다. 정시우(12)양은 “정말 색다르다. 북한이 가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면서도 철조망에 막혀 북쪽으로 가지 못하는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통일이 되면 무얼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북한에서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아(46·여)씨는 “아이도 저도 처음 오는 것인데 정말 의미가 크다”며 “아무나 오는 것도 아니고 걸으면서 보람도 느끼고 애들도 많이 배웠다. 참 교육적인 행사였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DMZ 평화대축제에는 해외동포와 외국인들도 찾아와 큰 관심을 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멜라니 토레스(19)양은 “태권도를 보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훌륭했다”며 “통일 등 정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여기에 왔다. 태권도를 사랑하고 미국을 대표해 온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왔다는 앨리노어 배(18)양은 “(평화대축제에서 전달된 평화 메시지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은 정말 오래 떨어져 있었기에 이번 축제의 의미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자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말 통일로 가는 길이 열리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번 축제를 통해 해외에 한국의 분단 상황과 평화통일 노력이 더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스테파니 남(17)양은 “이번 평화대축제는 다른 나라에도 좋은 의미를 전했다고 본다”며 “이번 전시회를 학생들이 주도해 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런 이벤트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옌(20)씨도 “이번 태권도 공연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환상적이고 놀라웠으며 동시에 정말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많은 해외 사람들이 DMZ를 모른다. 이런 행사가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파주=박구인 이현우 방극렬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