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와 전 세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2019 DMZ 평화대축제’가 지난 29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국민일보와 GCS 인터내셔널(밝은사회클럽 국제본부)이 공동 주최한 이 축제는 한반도 전통의 국기(國技)에서 발전한 세계적 스포츠인 태권도를 통해 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평화의 기류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행사 바로 다음 날인 30일 판문점에선 사상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을 맞잡는 등 한반도는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마지막 냉전의 상징인 군사분계선(DMZ)에서 평화대축제를 펼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여기 평화대축제에서 울리는 함성이 남북 전역에 퍼져 평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DMZ 평화대축제는 다채로운 행사로 평화누리공원을 찾아온 1만여명의 눈과 귀를 기쁘게 했다. 1부에선 ‘휴전선 철책에 평화를 걸다’ 그림 공모전의 시상식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상, 국민일보사장상, GCS 인터내셔널 총재상, 파주시장상, 미국 연방 하원의원상 등을 수상했다.
시상식 직후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 시범단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시범공연단은 수십명이지만 마치 한 명이 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 정도로 절도 있는 동작을 선보였다. 특히 동료의 도움을 받아 3m가 넘는 높이를 점프해서 격파하자 장내엔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이윽고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GCS 글로벌평화봉사단 태어로즈영웅단의 축하공연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국 137개 태권도 도장에서 모인 일반 태권도 수련인 5000여명이 참여한 대규모 평화기원 퍼포먼스였다. 상의는 빨간색, 하의는 흰색 도복으로 맞춰 입고 검은 띠를 둘러맨 아이들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경례 후 일제히 구령에 맞춰 발차기를 시작했다. 철책선 너머 북쪽에도 들릴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기합을 외치며 절도 있는 정권 찌르기를 선보이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오후에는 ‘휴전선 철책에 평화를 걸다’ 행사가 2부로 진행됐다. 아이들은 쨍쨍한 태양빛을 받으며 생태탐방로로 들어섰다. 원래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채 순찰로로 쓰이던 이곳은 2016년 이후 개방됐다. 최고온도 섭씨 28도에 매우 습한 날씨로 모두들 “덥다”를 연발하면서도 다시없는 기회라는 생각에 신나하는 모습이었다. 행사 요원들로부터 “사진 촬영 금지 구역입니다”라는 고지를 받으며 생태탐방로에 들어선 아이들은 “저기가 북한이에요?” “돌멩이 던지면 어떻게 돼요?” “비비탄 쏘면 전쟁이야” “통일되면 여행 가는 시간 빨라져요?” 등등 호기심에 가득 찬 질문을 쏟아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린 그림이 엽서로 만들어져 내걸려 있는 철책선에도 한동안 머물며 대화를 이어갔다. 특히 골프장으로 변한 DMZ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골프를 치는 그림은 큰 관심을 끌었다.
3.2㎞나 되는 탐방로였기에 아이들은 막판에 많이 지쳐 보였다. 하지만 길고 긴 코스가 끝나고 ‘2019 DMZ PEACE FESTIVAL’이라고 적힌 기념 메달을 받아들고서는 모든 피로가 가신 듯했다. 아이들은 메달을 깨물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 많은 추억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파주=모규엽 박구인 방극렬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