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16일 “불매운동 여파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자사 임원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해당 발언이 알려진 뒤 국내에서 유니클로 불매운동 열기가 고조되자 닷새 만에 자세를 낮춘 것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입장문에서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당시 발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객님들께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이며 그러한 노력을 묵묵히 계속해 나가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11일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재무책임자(CFO)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대해 “이미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그 영향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패스트리테일링 결산 설명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카자키 CFO의 발언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을 가볍게 본다’는 여론이 생겼다. 마침 앞서 일본 언론이 한국의 일본 불매운동은 지난 25년간 4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는 내용의 칼럼까지 낸 상황이었다.
마침 한국 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표적이던 유니클로는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전국 유니클로 매장 곳곳에서는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는 내용의 피켓을 든 소비자들이 1인 시위를 벌였다. 경쟁사인 국내 SPA(제조·판매 일체형 브랜드) 탑텐과 스파오 등이 대체재로 떠오르며 유니클로가 느낄 위기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