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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이흥우] 사이영賞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역사는 100년이 훨씬 넘는다. 최초의 프로 구단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이 창단된 1869년을 메이저리그의 시작으로 보니 올해로 15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역사만큼 야구사에 남을 불멸의 기록 또한 많다. 그 하나가 108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덴튼 트루 영의 최다승 기록이다.

그는 1890년부터 1911년 은퇴할 때까지 22년간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면서 총 511승을 거뒀다. 2위와 94승이나 차이나는 압도적 1위다. 그의 공이 어찌나 빠른지 태풍(cyclone) 같다 하여 ‘사이(Cy) 영’이란 애칭을 얻었다. 기록은 놀랍다. 14시즌 연속 20승 이상을 올렸고,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시즌 30승 이상(1892년 36승·1893년 32승)을 두 번이나 기록했다. 투수들의 꿈의 기록인 퍼펙트 게임 1번, 노히트 노런을 3번 달성한 메이저리그의 전설이다. 퍼펙트 게임은 37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에선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나온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는 그를 기려 1957년부터 내셔널리그, 아메리칸리그 시즌 최우수 투수 각 1명에게 ‘사이영상’을 수여하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 선수의 올 시즌 활약이 눈부셨다. 29경기에 나와 182와 2/3이닝을 소화하며 14승5패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그가 기록한 평균자책점 2.32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아시아 선수가 자책점 1위를 기록한 건 류현진이 처음이다. 투수를 평가하는 요소는 다승, 승률, 자책점, 탈삼진 수 등 여럿 있지만 자책점을 최고 투수 기준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10점을 내주고 승리투수가 되는가 하면 고작 1점을 내주고도 패전투수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올 사이영상 투표는 이미 지난 1일 끝났다. 사이영상은 전미야구기자협회 기자 30명의 투표로 선정된다. 이들이 1위부터 5위(1위표 7점, 2위표 4점, 3위표 3점, 4위표 2점, 5위표 1점)까지 5명의 투수를 선택해 최고 점수를 기록한 선수가 상을 받는다. 아시아 선수로는 일본의 다르빗슈 유와 대만의 왕젠밍이 2위를 한 적이 있다. 다르빗슈가 받은 93점이 아시아 선수 최고기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수가 사이영상 투표에서 점수를 얻은 적은 없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도 점수를 못받았다.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 류현진의 수상을 장담할 수 없으나 한국 선수 최초로 사이영상 점수를 받을 것은 확실하다. 사이영상은 다음 달 14일 발표된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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