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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35일 만에 사퇴 “불쏘시개 역할 여기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정부과천청사를 떠나기 위해 차에 오르고 있다. 조 장관의 사의 표명은 후보자로 지명된 지 66일 만이고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나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과천=최현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8월 9일 후보자 지명 66일 만이며 지난달 9일 장관직 취임 후 35일 만이다. 조 장관은 “나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며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더는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도 설명했다.

조 장관은 오후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사퇴 입장문을 내고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개혁을 위해 문재인정부 첫 민정수석, 법무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해 왔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개혁을 외치던 중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상황을 말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럽고,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조 장관이 이날 전격 사퇴를 발표한 것은 검찰 개혁안 발표 이후 첫 소명을 다했다는 인식과 함께 자신을 둘러싸고 2개월 넘게 이어진 국론 분열에 따른 국정 부담을 더이상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지울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시점이 이른바 ‘명예퇴진’을 할 수 있는 시기라는 판단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앞서 오전 검찰 특수부 축소·폐지, 수사관행 개선 등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조 장관은 “이제 검찰 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과제가 됐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 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돼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했다. 조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검찰에 5차례 소환돼 조사받았고, 구속영장 청구가 거론되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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