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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황현숙 선생, 한국 경찰 최초 여성 경무관이었다



독립유공자 황현숙(1902~1964·사진) 선생이 한국 최초의 여성 경무관이었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경찰청은 황 선생이 광복 직후인 1948년 11월 경무관으로 특채돼 치안국 ‘여자경찰과’ 제3대 과장에 임명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당시 경무관은 경찰총수 바로 아래 지방경찰청장급의 지위였다. 지금도 경무관은 상위 네 번째에 이르는 고위 계급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1946년 7월 여자경찰 제도를 도입했다. 이듬해 여자경찰서가 수도경찰청에 최초로 설치되고 이후 부산과 대구, 인천에도 생겼다. 여자경찰서는 이후 1957년 7월까지 유지되다 업무가 겹친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당시 여자 경찰은 여성 권익 향상과 여성 계몽에 앞장섰던 신여성이 주축을 이뤘다. 도산 안창호 선생 딸인 안맥결 총경과 유관순 열사의 올케 노마리아 경감 등 독립운동가 출신도 있었다.

황 선생은 유관순 열사와 함께 수감되기도 했던 항일 여성 독립운동가이자 대표적 한국 여성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1919년 3월 20일 학생 신분이던 황 선생은 직접 만든 태극기를 들고 동료들과 천안 입장면에서 만세운동을 이끌다 공주형무소에 1년간 갇혔다. 이때 유관순 열사와 함께 복역했다. 석방 뒤 1924년 일본 요코하마신학교를 졸업하고 종교사업에 종사했다.

황 선생은 1929년 광주학생운동 때에는 동맹휴학의 배후로 지목되며 체포, 투옥되자 옥중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광복 후에는 ‘조선여자국민당’을 창당하고, 이승만·김구 등 민족지도자들과 함께 ‘남조선대한국민대표민주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여성 지도자로 활약했다.

황 선생은 경찰에 특채된 뒤 2년간 근무하다 1950년 퇴직했다. 퇴임 이후에는 우파 성향의 조선여자국민당에서 활동했다.

경찰청은 현재까지 황 선생을 포함해 여성 5명을 포함한 55명의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을 확인했으며 앞으로도 발굴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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