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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일본보다 30분 신속 대응 ‘독도 수호 전초기지’

오늘은 독도의 날이다. 1900년 10월 25일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를 통해 독도를 울릉군수 관할 구역으로 명시함으로써 독도가 우리 땅임을 분명히 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올 들어 24일까지 독도 관광객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23만9987명이 독도를 찾았다. 일본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더 많은 이들이 독도를 떠올린다는 뜻이다. 독도는 더 이상 ‘외로운 섬’이 아니다. 지난 20일 독도의 동도와 서도를 카메라에 담았다. 드론에 자체 내장된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하고 포토샵으로 후보정을 거쳐 360도 구형으로 표현했다. 독도=윤성호 기자




울릉도로 가는 길은 간단치 않았다. 3시간50분이라는 물리적 시간 외에도 장벽은 많았다. 22일 오전 9시50분 포항터미널에서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을 때 파도 높이 점검이 한창이었다. 파고 3m를 넘어서면 운항이 취소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날 파고는 2.5m. 여객선은 천천히 짓푸른 동해 바다로 들어섰다.

울릉도로 가는 내내 여객선은 심하게 요동을 쳤다. 객실 내부에는 심한 멀미를 호소하며 바닥에 눕는 사람까지 있었다. 900명가량 탈 수 있는 배였지만, 파도 영향을 받지 않고 항해하기에 여객선 크기는 작았다.

오후 1시30분, 험난한 뱃길을 뚫고 울릉도 도동항에 도착했다. 하늘은 맑고 화창했다. 성난 바다와 묘하게 대비됐다. 곧바로 이동한 사동항 2단계 건설현장은 분주했다. 항구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자 ‘ㄷ’자 형태의 시설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길이 640m에 이르는 동(東)방파제와 여객지원시설, 해군부두, 해경부두, 국가어업지도선부두 등 상당수 시설은 거의 공사를 마쳤다. 최근에는 길이 305m 여객부두와 해군막사 공사가 한창이다. 해군부두에는 해군함정 1척이 정박해 있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독도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동항 2단계 건설은 독도의 영토 관리를 위한 해경 경비함, 해군 함정 정박시설을 확보하고 여객시설 규모를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사동항 시설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2011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내년 7월 2단계 공사가 끝나면 외곽시설은 길이 1160m, 접안시설은 길이 1025m에 달하게 된다. 접안시설은 해군부두(400m), 관공선부두(145m), 해경부두(175m), 여객부두(305m)로 나뉘어 운영된다.

기존 사동항에는 최대 500t급 선박만 정박할 수 있었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최대 5000t급 선박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현재보다 더 큰 규모의 여객선이 들어올 수 있어 교통 편의성이 높아진다. 다양한 군함도 수용할 수 있다. 독도를 수호하는 데 있어 울릉도가 중심기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동항 2단계 개발이 완료되면 독도로 해경 경비정과 해군 함정을 보내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에 따르면 현재는 독도 유사 시 우리 함정이 일본 함정보다 3시간 늦게 도착한다. 죽변(울진)에서 독도(216㎞)로 해경 함정이 출항하면 20노트(시속 약 37㎞) 속도로 항해할 때 5시간50분 걸린다. 해경은 30노트(시속 약 55㎞) 속도의 대형 함정을 포항에 1척, 동해에 2척을 배치해놓고 있다. 하지만 최단거리인 죽변(울진항)은 소규모 항구라서 20노트 속도의 소형 함정만 정박 가능하다. 반면 일본은 오키섬에서 독도까지 158㎞ 거리를 30노트 속도로 항해하면 2시간50분 만에 닿는다. 우리 영토인데도 일본 함정이 더 빠르게 독도로 올 수 있는 것이다.

사동항이 완공되면 이런 상황은 역전된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거리는 87㎞에 불과하다. 20노트로 항해하면 2시간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일본이 빠르게 기동하더라도 우리 해군과 해경이 30분은 먼저 도착해 효율적으로 대응 가능하다. 해수부 관계자는 “사동항이 군사기지의 역할도 할 수 있어 동해안 경비에 시간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대응도 할 수 있다. 독도 수호에 있어 이점이 커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울릉=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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