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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이흥우] WRC 정상에 선 현대차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없으나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폭넓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 중 하나가 모터스포츠다.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꼽기도 한다. 모터스포츠의 대명사, 포뮬러 원(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가 현역 시절 1년에 벌어들인 수입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NBA 농구 스타 샤킬 오닐, 유럽 축구의 지네딘 지단보다 많았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모터스포츠는 선수들 기량 못지않게 경주용 차의 성능이 순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선수와 경주용 차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이유는 “우리 차가 넘버 원”이라는 영예 때문이다.

모터스포츠는 경기장, 경주차, 경기방식에 따라 종류가 수백 가지에 이른다. 육상에서 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 F1은 경주차에 따른 분류다. 이외에 그랜드 투어링카, 스포츠 프로토타입, 스톡카, 투어링 카레이싱, 프로덕션 카레이싱 등이 있다. 경기방식에 따라서는 랠리, 내구레이스, 드래그레이스, 드리프트, 짐카나, 카트 레이스 등으로 분류된다. 랠리는 장시간에 걸쳐 일반도로나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경주다. 일반 시판용 차량을 경주에 맞게 개조한 차로 특정 노선을 달려 순위를 가린다. 랠리 중에서도 수천㎞에 이르는 긴 거리를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달리는 경기를 크로스컨트리랠리라고 하는데 죽음의 랠리로 불리며 유럽과 아프리가 대륙을 종단하는 파리~다카르 랠리가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대회 2019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한국팀 최초로 종합우승했다. 1996년 WRC에 첫 도전한 이래 23년 만에 거둔 쾌거다.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대회로 92년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처음 열렸고 드라이버와 제조사 두 부문으로 나눠 챔피언을 가린다. 현재 14개국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F1과 함께 세계 양대 자동차경주로 자리잡았다.

i20쿠페로 WRC에 참가한 현대차의 종합우승은 한국 자동차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음을 증명한다. 처음 참가한 96년부터 2003년까지 줄곧 꼴찌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괄목상대할 진전이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2위로 밀어내고 일군 우승이라 더욱 값지다. 이제 세계 판매량에서도 도요타자동차에 앞서야 하지 않겠나.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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