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추모공간인 남산 ‘기억의 터’를 참신하게 알리는 홍보물(사진)을 명동역·충무로역 일대에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명동역과 충무로역에서 기억의 터에 이르는 길에 부착된 소녀상 입체포스터는 렌티큘러 방식을 사용해 보는 각도에 따라 소녀상이 점차 사라지며 빈 의자만 덩그러니 남는다. 그리고 ‘기억하지 않으면 진실은 사라집니다’는 문구가 나타나 아픈 역사를 잊지말라는 당부를 전한다.
기억의 터가 설립된 남산공원 내 통감관저터는 1910년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로 체결된 장소다. 경술국치 ‘치욕의 공간’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피해 할머니들의 삶을 기억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역발상을 통해 2016년 8월 서울시 주도로 조성됐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뜻에 따라 총 1만9754명의 범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조성된 뜻깊은 공간이다.
서울시의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은 기억의 터가 아픈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교육의 터’가 돼야 한다는 바람을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제안해왔다. 이번 깜짝 홍보는 홍의원 제안에 대해 효과적인 홍보 필요성을 동감한 서울시가 기획한 작품이다. 홍 의원은 11일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가 20명밖에 남지 않았다. 기억하지 않으면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듯이 기억의 터에 대한 관심도 끊이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번 서울시의 계획과 진행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시의회도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기억의 터에 대한 홍보는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서울시는 기억의 터가 멀리서도 인지될 뿐만 아니라 추모객들의 지속적 방문을 통해 따뜻하고도 소중한 공간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조명, 상징 조형물, 증강현실 등을 활용한 2단계 홍보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박진영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서울시는 기억의 터에 대한 다음 단계 홍보계획과 함께 올해 8월 남산에 세워진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또한 더 많은 시민이 기억하고 찾도록 내년에 2단계 홍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