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 등록문화재 지정을”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수양관 유적지 관리를 위해 현장에서 거주하는 박년 목사가 최근 왕시루봉 등록문화재 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구례=강민석 선임기자


설립된 지 58년 된 전남 구례군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수양관 유적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10만 기독교인 서명운동’이 오는 3월 1일부터 시작된다.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보존연합·공동이사장 소강석 인요한)은 5일 “왕시루봉의 선교사수양관 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기 위해 등록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10만 기독교인 서명운동을 전국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존연합은 그동안 왕시루봉 선교사수양관 유적지 관리와 등록문화재 지정을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 왕시루봉에 있는 선교사 유적지의 건축사적·선교적 가치를 영원히 보존할 수 있게 된다. 기독교인들은 선교역사를 배울 수 있는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구례군도 문화재 지정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왕시루봉에는 선교사들이 사용하던 예배당을 비롯해 목조주택 12채가 남아있다.

학자들도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이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이덕주 전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을 이용한 사람들은 단순 여행객이 아니라 목숨 걸고 복음을 전했던 전도자들이었다”면서 “이들이 사역을 이어가기 위해 이곳에서 영적 에너지를 충전했었다”고 했다. 이어 “남장로회 선교사들이 설립했지만, 교파를 초월해 모든 선교사가 사용하며 연합을 꿈꿨던 장이었다”면서 “결국 초교파적으로 조직된 성경 번역위원들이 이곳에서 성경 개역 작업을 마무리하고 하나의 성경을 출판했다”고 선교적 의미를 강조했다.

이치만 장로회신학대 교수도 “왕시루봉에 있는 선교사 유적은 여러 나라의 건축양식을 따라 세워진 만큼 건축사적으로도 보존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는 6·25전쟁 때 완파된 지리산 노고단 수양관을 대체하기 위해 해발 1243m 왕시루봉에 1962년 조성됐다. 지리산이 6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국립공원 지정 이전에 조성된 왕시루봉 유적지는 관계 법령에 따라 보호받아 왔다.

구례군민들도 왕시루봉 등록문화재 지정을 지지하고 있다. 구례군민들은 지난해 5월 ‘구례관광발전촉구 군민 단합대회’를 열고 왕시루봉 등록문화재 지정과 관광자원 개발을 촉구했다.

오정희 보존연합 상임이사는 “구례군민들이 왕시루봉 등록문화재 지정을 촉구하는 군민 단합대회까지 열고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군민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 등록문화재 지정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등록문화재는 1894년 갑오개혁 이후 세워진 뒤 현재까지 남아있는 건축물과 교량, 시설 등을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청장이 지정하는 문화재를 말한다. 지난해 6월 기준, 804개 건물과 시설 등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서울 한국전력 사옥과 옛 국회의사당 건물, 이화여고 심슨기념관, 노근리 쌍굴다리 등이 대표적인 등록문화재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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