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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한국기업들, 만일 사태 대비 ‘컨틴전시 플랜’ 준비



이란 군부 최고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미군의 공습 이후 중동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기업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라크 내 국내 건설업체 현장에는 ‘컨틴전시 플랜(긴급 사태 대책)’ 가동을 준비 중이고, 현지 원유 개발에 참여한 에너지 공기업들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건설업계,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현지 진출 기업들의 사업 진행에는 당장 큰 지장이 없다는 반응이다. 긴장감은 다소 높아졌지만 아직 무력사태가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본사들이 파악한 결과 이라크 공사현장의 경우 아직까지 직접적 위험은 없다. 현지 진출 국내 건설사들은 이란보다 인접국인 이라크 현장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건설현장도 수도와 상당히 거리가 멀다. 다만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이동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핫라인(긴급 연락망)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카르발라 지역에서 정유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건설 측은 “본사와 핫라인 및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수시로 연락하며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바시라주에서 알포 신항만 공사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중동 정세에 관해서는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위험상황이 감지되면 즉각 탈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이란, 이라크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찮았고, 무력사태도 예측 가능했다는 반응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지 진출 기업들은 이미 이란 핵협상이 이슈였던 2015년부터 무력충돌을 예상했다”며 “현지 진출 기업들 사이에 큰 혼란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안정적인 원유 확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중동 지역 유전에서 원유를 탐사·개발해 국내에 들여오는 한국석유공사는 현재로선 사업에 지장이 없지만 무력충돌이 악화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GS에너지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할리바에서 원유를 탐사·개발해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석유공사 측은 “할리바 생산 원유는 봉쇄 우려가 있는 호르무즈해협 외곽에 위치한 터미널을 이용하므로 현재까지 수송의 어려움은 없다”면서도 “무력충돌 강도가 전면전 수준으로 간다면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지나는 대부분의 원유수송 루트가 정상 운영이 어려워 대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최예슬 정건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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