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운동의 이유



몇 해 전 이렇게 운동을 안 해도 괜찮은 걸까 걱정스러워 뭐라도 해보자며 고민했던 적이 있다. 후보에 올랐던 대부분의 운동을 각각의 이유로 탈락시키고 나니 남은 것은 줄넘기밖에 없었다. 줄넘기쯤이야 하고 시작한 첫날, 천 번은 거뜬히 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백 번도 하기 전에 숨이 차서 주저앉고 말았다. 살면서 운동을 열심히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매해 ‘올해는 운동을 해야지’라는 굳은 결심을 하고 스포츠센터를 몇 개월씩 등록하고 나서도 며칠 다니다 나가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줄넘기에서도 좌절을 경험한 그날 이후, 이제는 정말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스포츠센터를 등록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의지도 다질 겸 운동일지를 기록했다. 오늘은 어떤 운동을 했으며, 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주로 적었다.

몇 달 후 기록들을 읽어보니 글의 마지막은 모두 똑같은 문장으로 끝나고 있었다. “힘이 들었다”와 “잘 되지 않았다”는 내용 일색이었다. “힘드니까 운동이다”라는 구절도 눈에 띄었다. 몸의 근력이 왜 눈에 띄게 늘지 않는지에 대한 이유를 분석한 부분도 있었다. 운동을 할 때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이유는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몸을 사리기 때문이었다. 운동을 하면서 몸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도 점차 늘어났다. 근력 운동은 평소에 쓰지 않는 근육을 돌아가면서 사용하게 된다. 다음 날이 되면 여지없이 근육통에 시달렸다. 온 몸이 쑤시고 욱신거렸다. 집안일을 하려고 하면 몰려오는 근육통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이런 근육이 있었는데 그동안 잘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몸의 여러 부분을 자각하는 순간이 서서히 찾아왔다.

운동을 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나이가 들어 노화가 진행되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두려움으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생각은 점차 바뀌어나갔다. 운동을 통해 스스로 몸에 대해 자각하고 몸의 주체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내 몸에 대해 느끼고, 알아가고, 애정을 가져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 ‘나’이기 때문이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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